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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도산 본격화"…올 법인파산 58% 급증 ‘역대 최다’

법인파산 신청 올 들어 매월 100건 이상

대구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나기도

금융기관 채무유예 종료…더 증가할듯

사건처리 지연..회생법원 추가설치 요구도

지난 8월 15일 경기 시흥시 시화국가산업단지 곳곳에 파산·회생 관련 불법 광고물이 붙어있다. 시흥=오승현 기자




올해 기업들의 파산 신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까지 접수된 파산 신청 건수가 이미 한 해 누적량에 해당하는 1000건을 넘어서면서 연말까지 연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법인파산 신청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선 이미 ‘줄도산’이 현실화했다는 분석과 함께 몰려드는 파산 신청으로 사건 적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26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2023년 1~8월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1034건으로 전년 동기(652건) 대비 58.5% 증가했다. 법인파산은 1월부터 105건이 접수된 이후 매달 100건 이상씩 신청되면서 3월 121건, 4월 134건, 7월 146건, 8월 164건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역별로는 서울회생법원이 435건으로 전년 동기(279건) 대비 55.9% 증가했고, 지난 3월 설치된 수원회생법원과 부산회생법원은 각각 193건(49.6%), 43건(34.3%)으로 모든 지역에서 법인파산 신청 건수가 늘어났다.

법인파산은 2020년 1069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21년 955건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1004건)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선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금융기관의 채무유예 혜택이 이달 공식 종료됨에 따라 다음 달부터 상환을 앞두고 있어 아직 회복하지 못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희망이 있을 경우 기업들이 파산보다 회생을 신청하지만 재기의 희망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도산법 전문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지난해 법인파산 신청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지 않으면서 언제이고 폭발할 것이라는 것이 예견된 상황이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미 파산 사건이 늘었어야 하는데, 채무상환이 유예되다보니 마치 유동성이 있는 것처럼 착각에 빠지면서 파산 신청이 한꺼번에 몰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기업 줄도산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도산사건 전문 변호사들은 올해 법인파산 신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20년 수준을 뛰어넘어 평년 대비 두 배에 달하는 1500건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 연말 도산사건 신청이 몰리는 추세인데다 최근 파산상담을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대한변호사협회 도산변호사회 회장인 조동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는 상장사들을 비롯해 체질이 부실한 기업들이 파산에 내몰릴 것”이라며 “특히, 분양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대형 건설사들도 파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고 전했다.

추가로 회생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법원 회생법원 간의 업무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도산사건 신청 건수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실제 회생법원이 설치되지 않은 대구지법의 경우 올해 법인파산 사건이 전년 동기 대비 300%(84건) 늘어나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사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 사건이 몰리는 서울 등에서 사건처리 지연이 심각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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