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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불 껐지만…美임시예산안 후폭풍[뒷북 글로벌]

공화당소속 매카시 하원의장 임시예산안

민주당 도움으로 통과, 셧다운 위기 모면

공화 강경파 "하원의장 해임결의안 낼것"

매카시 "나는 살아남을 것" 게이츠 비판

바이든, 우크라 예산 제외되자 처리촉구

매카시 "美국경 지원 더 중요" 진통예상

EU도 "미국 지원 계속되기를" 재고촉구

45일 유예기간 얻었지만


현지시간 30일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45일간의 임시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를 모면했다. 정지 안내판 뒤로 45일의 유예기간을 얻은 미국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인다./로이터 연합뉴




미국이 임시 예산안 처리로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 위기를 피했지만, 이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다. 민주당의 지원을 받아 예산안을 처리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해 공화당 강경파가 ‘하원의장 해임’을 추진하면서 당내 갈등이 심화하는 한편, 예산안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이 누락된 것을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처리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또 다른 진통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45일짜리 평화로 한숨 돌리는가 싶었던 미국 정치권이 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인 분위기다.

공화당 강경 “매카시 해임결의안 낼것”


3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1일(현지시간) “모든 사람의 공통점은 아무도 케빈 매카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번 주에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親)트럼프인 게이츠 의원은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매카시 의원이다. 그는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와 함께 임시예산 처리 과정에서 정부 지출 대폭 삭감, 강경한 이민정책 반영 등을 요구해 왔다. 게이츠 의원과 프리덤 코커스 등 공화당 강경파 21명은 이런 이유로 지난달 29일 매카시 의장이 주도한 임시예산안 처리를 부결시켰으며 이에 따라 셧다운 위기가 고조됐다.

케빈 매카시(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9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임시예산안이 하원을 통과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미소 짓고 있으며 예산안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온 미국 공화당 강경파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국회의사당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AFP 연합뉴스


당내 강경파 설득에 실패한 매카시 의장은 30일 정부 지출 삭감을 비롯해 정치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내용은 뺀 일명 ‘깔끔한(clean) 임시예산안’을 제안, 하원 처리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공화당(221명) 중 126명만 찬성표를 던지고, 민주당(212명)이 거의 전원 찬성(209명)해 통과가 성사된 만큼 공화당 소속의 매카시 하원의장은 ‘민주당과 손 잡았다’는 당내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프리덤 코커스 의장인 앤디 빅스 하원의원은 임시예산안 처리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엑스’에 올린 글에서 “케빈 매카시는 오늘 자기 당의 편에 서는 대신 209명의 민주당 의원과 함께 조 바이든·낸시 펠로시·척 슈머의 정부 지출 수준과 정책들을 유지하는 임시예산안을 처리했다”며 “그가 하원의장으로 남아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현행 하원 규칙상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은 개별 의원이 제출할 수 있다. 해임결의안이 제출되면 이는 긴급 사안으로 다른 의사일정보다 우선해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된다. 해임결의안 가결 정족수는 단순 과반(218명)이다. 공화당 강경파에 더해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 다수의 도움을 받아야 가결될 수 있는 구조다. 게이츠 의원은 “매카시 하원의장이 계속 하원의장으로 남는 유일한 방법은 민주당이 도와주는 것”이라면서 “아마 그들(민주당)은 그렇게 할 것이며 매카시는 민주당과 거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홍에 민주당 셈법도 복잡


그렇다고 ‘임시 예산안 처리’로 매카시와 민주당의 연대가 단단해졌다고는 판단할 수 없다. 로이터통신은 민주당 내에서 친(親)트럼프인 매카시 하원의장의 거취를 두고 지원·공화당 온건파와 함께 새 공화당 하원의장 선출 추진·민주당 소속 하원의장 재추진 등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당사자인 매카시 의장은 CBS 방송에 출연해 “나는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게이츠와 개인적인 일”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또 게이츠 의원에 대해 “그는 국경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보수적인 법안에도 반대표를 던졌다”고 날을 세웠다. 온건파인 마이크 롤러 하원의원도 방송 인터뷰에서 임시예산안 처리를 옹호한 뒤 게이츠 의원의 해임결의안 추진 발언을 향해 “망상적 사고에 따른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임시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 지원 넣으시지” 바이든 발끈


예산안에서 누락된 우크라이나 지원 항목을 두고도 갈등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중단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반대편에 있는 내 친구들(공화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상·하원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침략에 맞서 스스로 방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확보하겠다는 약속을 하원의장이 지킬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셧다운을 3시간가량 앞두고 처리된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240억 달러)이 제와됐다. 하원에 앞서 처리된 상원 임시예산안에는 60억 달러가 포함됐으나 셧다운 위기가 가시화하자 매카시 하원의장은 공화당 강경파가 반대해 온 우크라이나 지원과 민주당이 반대하는 국경 강화 등을 제외한 예산안을 제안해 최종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예산의 시급성에 대한 질문에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며 “압도적으로 긴박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예산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셧다운 위기에 대해서도 “애초 이 상황까지 와선 안 됐다”며 공화당을 정조준했다. 연방정부의 업무 정지 직전까지 상황이 악화한 것을 ‘만들어진 위기’라고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은 “벼랑 끝 전술이 지겹고 지쳤다”며 “(정치적) 게임을 그만하고 이제 이 일을 처리해야 한다. 또 다른 위기가 있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AFP연합뉴스


“우크라보다 美국경이 더 중요” 물러서지 않는 매카시


임시 예산안을 제안해 통과시킨 매카시 의장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내 우선순위는 미국과 미국의 국경”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는 것을 지지하지만, 나는 (미국) 국경을 우선하는 것을 굳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국경도 중요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죽는 미국인보다 미국 국경에서 죽는 미국인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국경 강화 예산을 연계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도록 확실하게 하겠지만, 만약 (미국) 국경이 안전하지 않다면 우크라이나는 큰 (지원) 패키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지원 항목 누락을 두고는 유럽연합(EU)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날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면담한 뒤 “이것(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누락)이 최종 결정이 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계속 미국의 지원을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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