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찾은 롯데하이마트 서울역점.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양 옆으로 카메라와 음향 체험관을 포함한 IT 코너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중앙에 위치한 계산대 주변에는 여행용 상품과 생활가전이 자리했다. 반면 TV와 냉장고 등 대형가전은 고개를 꺾지 않으면 눈에 띄기 어려울 만큼 멀리 있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역점은 지난달 27일 리뉴얼을 마쳤다. 대형가전 매대의 위치를 옮기면서 그 비중은 다른 점포와 비교해 과감하게 낮췄다. 대신 손으로 들고 가기 편한 소형·디지털 카테고리에 힘을 실었다. 소비자가 이동하는 핵심 동선에는 헤어드라이어 등 여행용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런 배치에는 유동 인구와 외국인, 여행객이 많은 상권 특성이 반영됐다. 향후 서울역점은 외국인 관광객 특화 매장으로 운영된다. 현장에서 황일홍 롯데하이마트 서울역지점장은 “리뉴얼 이전에는 외국인 고객의 비중이 5~6% 수준이었지만 향후 여행객 수요에 특화해 10%까지 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밥솥 매대에는 중국어로 된 안내 팻말이 붙었다. 음식물처리기나 믹서기와 같은 다른 주방가전도 상품 정보가 별도로 간결히 안내돼 있었다. 번역기를 통해 외국인이 알아보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 롯데하이마트는 전국에서 이 같은 리뉴얼 작업에 한창이다. 점포가 위치한 각 상권을 15개 유형으로 구분하고 이에 맞춰 상품 구색과 진열 방식을 조정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통상의 리뉴얼보다 소요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적게 든다. 보름 정도의 재배치 기간이 끝나면 각 매장은 저마다 건강·생활·대형가전 등에 특화하게 된다. 올 들어서는 서울역점을 포함한 17곳을 새로 꾸몄다. 내년 말까지 100여 점포가 재단장에 들어간다.
서울역점에는 ‘홈 만능해결센터(홈센터)’도 전국 17호로 들어섰다. 서울시내에선 2번째다. 홈센터는 점포 중앙에 위치한 데다 계산대를 겸한다. 수리 보험 관련 안내와 각종 케어 서비스 접수도 동시에 이뤄진다. 소비자가 반드시 이곳을 거치도록 한 셈이다. 영업 현장에선 제품 구매 고객의 약 30%가 롯데손해보험과 연계한 자체 보험상품에 가입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냉장고 등 대형가전의 가입률은 70%에 달한다.
회사 측은 홈센터를 일종의 서비스 PB(자체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상품 PB인 ‘하이메이드’와 함께 장기 전략의 두 축 중 하나로 낙점했다. 성과가 나오면서 일단 성공적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상반기 리뉴얼을 통해 홈센터를 설치한 4개 점포는 케어 서비스 매출이 이전 동기 대비 평균 4배 이상 늘었다. 서비스 이용건수도 올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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