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빈대 습격으로 프랑스가 패닉(공포)에 빠졌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에 빈대가 출몰해 ‘곤충 공포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올림픽을 앞두고 공중보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지난 몇 주간 빈대 목격 건수가 늘어났고, 다만 이러한 증가 추세는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마르세유 주요 병원의 곤충학자 장미셸 베랑제 박사는 “매년 늦여름이 되면 빈대가 크게 증가한다”면서 “사람들이 7∼8월 이사를 많이 다니면서 짐을 통해 빈대를 옮기기 때문이다”고 빈대출몰 원인을 분석했다.
파리에서는 아파트 거주자 10명 중 1명이 최근 5년 동안 빈대를 경험한 적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영화관 등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보도 등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파리시는 물론 프랑스 정부도 조치에 나서라고 촉구한 상황이다.
BBC는 “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 당국이 빈대 공포를 소셜미디어(SNS)에 떠도는 이야기 정도로 치부하지 않고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며 “괴담들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빈대 문제가 ‘국가 비상사태’ 수준이 돼 시민들이 지하철 좌석 덮개를 일일이 확인하거나 아예 서서 가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BBC는 또 “프랑스의 일부 곤충학자들은 빈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소문이 과장된 면도 있다”며 “빈대 출몰이 프랑스뿐 아니라 전세계적 문제인데 컨테이너 무역, 관광, 이민 등 세계화가 빈대 확산의 주요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빈대가 살충제에 내성이 생기고 빈대 포식자였던 바퀴벌레 개체수가 줄어든 점도 빈대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다”며 “빈대가 가하는 위험은 물리적인 것보다 심리적인 것이고, 혐오감을 줄 수는 있으나 질병 매개체는 아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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