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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정감사] “엄마하면서 올 것 같다”…‘퇴근 못한 동생’ 사진 들고 온 형

고용부 국감 증인 출석해 동생 사고 산재 주장

“건강했던 동생…40도 넘는 곳서 4만보 걸어”

이정식 장관 “안타깝고 무거운 책임감 느껴”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조민수 코스트코 코리아 대표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 퇴근시간이 되면 동생이 ‘엄마 나 왔어’라고 문을 열고 돌아올 것 같습니다. 동호의 침대, 입던 옷, 숟가락을 봅니다. 우리 가족에게 남은 건 그리움과 슬픔 뿐입니다.”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카트를 옮기고 주차 관리를 하다가 목숨을 잃은 고 김동호씨의 형 김동준씨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한 말이다. 김씨는 동생의 사진을 들고 왔다.

형은 건강했던 동생이 목숨을 잃은 건 열악한 업무환경이 만든 산재라고 강조했다. 형은 “동생은 미국으로 이주해 미군에 입대하려고 할만큼 건강했다”며 “동생이 일하던 하남점을 갔는데, 1층과 2층 온도가 40도를 넘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은 이런 곳에서 수백킬로그램의 카트를 이끌고 하루 4만보를 걸었다”며 “이게 산재, 중대재해가 아닐 수 있는가”라고 울먹였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도 6월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했던 31세 코스트코 직원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며 “고용부는 조사를 통해 중대재해인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시 노조는 고 김씨가 일하던 매장의 근무여건이 열악했다고 지적한다. 코스트코 취업 규칙에는 직원이 안전을 위해 쇼핑카트를 6대 이상 끌지 못하도록 정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직원들이 10~20여대 카트를 끌고 있다는 전언이다. 고 김씨도 마찬가지다. 수십대의 카트 운반처럼 과도하게 힘을 사용하는 작업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재해 위험 요인으로 정했다. 이 취업규칙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은 이날 국감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적했다.

노조는 사고 매장의 인력이 다른 지점에 비해 부족한 탓에 업무가 몰린 결과라고 본다. 노조는 “고인은 카트관리 업무로 배치받기 전 근무했던 계산대에는 의자가 없어 장시간 서서 일한다”며 “고인이 쓰러지기 전날까지 점포는 직원들에게 미지근한 물을 제공했다"고 했다. 이는 여름철이나 온도가 높은 사업장의 경우 직원에게 충분한 휴식과 시원한 물을 규칙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안전사고 예방 가이드라인을 매장이 어겼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조민수 코스트코 대표는 이날 국감장에서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대표적으로 조 대표가 고 김씨의 유가족을 만나 했다고 알려진 발언을 부인했다. 고용부는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안타깝고 답답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노동자는 쓰다가 갈아끼고 버리는 존재가 아니라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근로자가 20여대 쇼핑카트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마트산업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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