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원을 대상으로 단체 카카오톡방까지 개설하며 조합원과의 직접 소통에 나섰다. 최근 조합이 대우건설이 제시한 ‘118 프로젝트(고도제한 90미터에서 118미터로 완화)’의 실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공권을 박탈하기 위한 총회를 개최하는 등 시공권 해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조합원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말 한남2구역 조합원과 조합원 가족 1인만 참여 가능한 단체 카카오톡방 ‘한강정상 한남써밋’을 개설했다.
이 같은 대우건설의 움직임에 조합은 반발하고 있다. 소통의 주체는 조합 집행부가 돼야 하는 만큼 시공사가 직접 단체 카카오톡방을 개설해 조합원과 소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단체 카카오톡방의 개설을 안내하고 가입 희망 여부에 따라 링크 등을 보내는 방식으로 가입을 받고 있는데, 조합은 대우건설이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휴대폰 번호를 이용하는 것은 개인정보 무단 이용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조합의 반발에도 단체 카카오톡방 개설과 운영에 나선 것은 최근 조합이 시공권 해지를 총회 안건으로 올리는 등 시공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7일 한남2구역 조합장이 직권으로 총회를 개최해 시공자 재선정 안건을 상정했는데 총 909명의 조합원 중 742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414표, 반대 317표, 무효 11표로 대우건설은 시공권을 지켰다. 하지만 반대가 42%를 넘어섰다는 것은 시공권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대우건설과 조합원들이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부족했다”며 “이번 단체 카카오톡방 개설은 조합원들에게 118 프로젝트 등 사업 진행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열린 임시총회 이후 시공사와의 소통이 많이 부족했다며 새로운 소통 창구를 마련해 달라는 요청을 조합원들로부터 받았다”며 “조합에는 이번 단체 카카오톡방 개설과 관련한 공문도 사전에 보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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