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 연예인 마약 혐의 수사가 윤석열 정권의 기획이라는 식의 음모론을 제기했다.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은 2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정권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지면서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며 “정권의 위기 상황에서 연예인들의 마약 이슈를 터뜨리는 게 오비이락일까, 우연의 일치일까”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정권이 터뜨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근거는 없다”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은 뒤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인데 바보가 아니라면 누군가 의도하고 기획했을 수도 있겠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이경 상근부대변인도 21일 소셜미디어에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딸의 학교폭력 등 기사가 이선균 배우의 마약 투약 의혹으로 덮여가고 있다”고 음모설에 무게를 실었다.
5선 중진의 안 의원과 당의 부대변인이 근거도 없이 음모론을 제기한 것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과 거대 야당의 무책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여러 차례 가짜 뉴스 유포로 물의를 빚은 안 의원이 다시 음모론을 꺼내든 것은 정치인의 잘못에 대해 정치·사법적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는 우리 정치 시스템의 고질병에서 비롯됐다. 안 의원은 2019년 고(故) 장자연 씨 사건의 유일한 증인을 자처한 윤지오 씨를 ‘공익제보자’로 치켜세웠으나 거짓 증언과 기부금 전용 의혹 등에 휩싸인 윤 씨의 해외 도피 파동으로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은 툭하면 괴담이나 음모론을 퍼뜨려 선동하는 정치를 해왔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6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다룬 일본 드라마 ‘더 데이즈’가 한국 넷플릭스에서 검색되지 않은 것에 대해 “김건희 여사가 넷플릭스 관계자와 만났던 것이 기억난다”며 마치 대통령 부인이 관련 있는 것처럼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이나 진보·좌파 진영은 그동안 광우병·사드·원전 관련 괴담,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천안함 괴담 등으로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고 국가적 피해를 초래했다. 국론 분열을 막고 정치를 복원하려면 괴담 유포 등의 고질병을 치유해야 한다. 가짜 뉴스를 추방하고 진실과 과학을 토대로 대화와 토론을 하는 정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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