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 시민들이 '핼러윈 분장'을 통해 중국 사회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1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전날 밤 화이하이루(淮海路) 등 상하이 거리에는 다양한 핼러윈 분장을 한 젊은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특히 중국 당국의 검열 대상인 ‘곰돌이 푸’를 분장한 젊은이의 모습이 이목을 끌었다.
앞서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그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는 모습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동화 ‘곰돌이 푸’의 주인공 '푸'와 푸의 호랑이 친구 '티거'가 연상된다고 풍자했다. 이후 푸는 반중의 상징적 캐릭터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흰색 방호복을 입은 방역 요원인 '다바이'(大白)를 분장한 이도 있었다. 이들은 면봉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검사하려는 행동을 취했다. 다바이는 코로나19 시기 중국의 가혹한 '제로 코로나' 3년을 상징한다.
매체는 이들의 모습에 대해 중국 당국의 권력 남용과 통제를 비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장례식에 놓이는 추모 화환으로 분장한 이와 그의 옆에서 "당신이 너무 보고 싶다"는 문구를 든 이도 있었다. 매체는 이에 대해 "이들의 분장이 최근 급사한 리커창 전 총리와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이 두 사람은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고 소품은 압수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밖에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하이종합지수 차트를 목에 두르고 나온 이, 중국 작가 루쉰으로 분장해 젊은이들에게 목소리를 내라고 독려하는 이도 있었다. 입시 스트레스로 인해 다크서클이 짙게 생긴 고등학생이나, 머리가 헝클어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배트맨으로 분장한 이도 있었다.
매체는 "지난해 11월 말 중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발생한 이후 1년간 이와 비슷한 규모의 단체 행동은 없었다"며 "지난 주말 시작된 상하이 핼러윈 거리 축제의 주제는 재미이지만 일부 분장은 사회적 이슈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매체는 “'중국판 인스타그램'이라 불리는 샤오훙수에서 핼러윈 관련 콘텐츠가 검열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 테스트한 결과 '상하이 핼러윈' 주제로 최신 사진들이 검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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