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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 띄운 백화점에 텐트족 떴다

개성 강한 국내 신진 브랜드

올 들어 연이어 백화점 입점

영업전부터 대기 '오픈런' 등

2030·외국인 집객효과 뚜렷

직접 새 브랜드 발굴·육성도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1층에 오픈한 '마르디 메크르디'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백화점




백화점이 국내 디자이너브랜드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명확한 정체성과 개성이 2030세대와 외국인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팝업스토어 앞에서 새벽부터 대기하는 일명 ‘텐트족’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업계는 토종 브랜드 육성을 통해 전체 매출을 늘리는 한편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인다는 구상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롯데·현대·갤러리아 등 백화점은 주요 점포에 국내 디자이너브랜드를 잇따라 입점시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들어 센텀시티점 지하 2층에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를 새단장해 운영중이다. ‘인스턴트펑크’와 ‘떠그클럽’ ‘아웃스탠딩’ 등 온라인에서 시작한 국내 브랜드들이 이 전문관에 입점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 월드몰을 중심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잠실 롯데월드몰에는 아더에러와 마르디 메크르디를, 명동 본점에는 마뗑킴과 앤더슨벨, 렉토 매장을 잇따라 열었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지난 2021년 개점 이래 총 200여개의 신진 토종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 쿠어와 디스이즈네버댓 등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끈 국내 패션 브랜드가 첫 백화점 매장을 냈다.



백화점이 디자이너브랜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현재 매출에서 30%대에 달하는 명품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데다 젊은 소비자층 집객 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매출 성장률이 둔화된 상황에서 개성 있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젊은 고객에게 사랑받는 디자이너브랜드는 그 역할을 수행할 훌륭한 대체재”라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백화점 마뗑팀 매장의 경우 오픈 후 신규 유입 고객의 65%가 2030세대라고 전해졌다. 본점 내 동일 상품군(영패션)의 2030세대 매출 구성비도 함께 15%포인트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는 게 회사 측 평가다.

신진브랜드의 팝업은 연이은 오픈런으로 화제다. 떠그클럽·다크룸 스튜디오·폴리테루 등 국내브랜드는 첫 팝업을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열었다. 이들 중 다수에서 최대 200명에 이르는 고객이 개장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섰다. 일부 매장의 경우 앞에서 캠핑을 하며 대기하는 텐트족도 생겨났다. 이 밖에도 화제성 높은 팝업을 계속해서 들여오는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잠실 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수백 명 단위의 오픈런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기대감에 최근에는 백화점이 직접 소규모 신진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경우도 생겼다. 지난달 잠실점에서 두 개의 ‘K패션’ 행사를 연 롯데백화점이 대표적 사례다. 13일부터 22일까지는 소규모 신진 브랜드가 입점한 ‘서울’ 라이프, 서울 스타일’ 행사가 열렸다. 같은 날부터 29일까지는 'K패션 기획전’이 13개 참여 브랜드의 판로를 넓히는 효과를 냈다.

이 같은 추세는 다수 신진 브랜드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어라운드율’은 올 2월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7월 무역센터점에 첫 팝업을 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주일 내내 최대 300명의 오픈런이 생기며 마니아층이 생겨나자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백화점 1호 정규 매장을 내는 데 성공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는 정체성이 명확한 데다 가격도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보다 약 20% 저렴해 소비자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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