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무장 정파 하마스 의사당에 국기를 거는 등 하마스 소탕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 병원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시설로 쓰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요지부동이다.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하마스 의사당 건물 내부에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한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을 제지할 수 있는 세력은 없다”며 “테러범들은 남쪽으로 도망치고 있고 민간인들이 하마스의 기지를 약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을 언급하며 “우리에게는 스톱워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가자지구 장벽 인근의 병력 집결지를 찾아 “(적군 격퇴는) ‘작전’이나 ‘라운드’가 아니라 끝까지 가는 전쟁”이라며 “우리가 그들을 끝내지 못한다면 그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포로 석방을 위해 교전을 중지하려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에 최소한 병원에 대한 공습은 자제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기자회견에서 가자시티 란티시병원 지하에서 하마스 지휘통제소, 각종 무기와 폭발물, 인질을 억류한 흔적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가자지구 병원 내 참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시설이자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물밑에서 포로 교환 협상은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 무장 조직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바이다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카타르 중재자들에게 5일간의 휴전을 대가로 가자지구에 있는 70명의 여성과 아이들을 풀어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주 카타르 형제들이 적군에 억류된 팔레스타인 어린이 200명과 여성 7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적군 포로들을 석방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휴전에는 완전한 정전이 포함돼야 하며 가자지구 전역에 지원과 인도주의적 구호가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거래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마스의 주장은 5일간의 휴전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대가로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275명을 하마스가 인질로 잡은 민간인과 맞바꾸는 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꾸물거려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에는 로이터통신이 인질 협상 소식을 전해 들은 팔레스타인 관리를 인용해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알시파병원 대응을 문제 삼아 협상을 전격 중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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