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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내 투자는 기회비용을 넘어설까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이자를 내고 나면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빚을 내 하는 투자를 요즘 ‘영끌’ 이라 한다. 당사자는 대박을 확신하지만 실패할 경우 삶이 극도로 피폐해질 수 있다. 투자는 어려운 선택의 연속이다. 그래서 사전에 변수들을 가정해 각각의 경우를 비교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김 과장은 보유한 자금 3억원에 은행에서 연 4%의 이자율로 3억 빚을 얻어 수도권에 20평대 아파트를 샀다. 현재 급여 수준을 생각하면 다소 무리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내집을 마련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과감히 ‘영끌’을 했다. 대출금은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으로 매달 158만원씩 갚기로 했다. 25년간 낼 이자만 1억 7500만원에 이른다.

대출 원금의 절반 넘는 금액을 이자로 내는 셈이니 무척 아깝지만 김 과장은 향후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쓰린 속을 달랜다. 이와 달리 김 과장이 1억원으로 변두리 소형 빌라를 전세로 얻고 남은 자금 2억원을 굴린다면 어떨까? 2억원으로 글로벌 인컴펀드에 투자했는데 25년 동안 연평균 4%의 수익률을 낸다면 5억 3200만원의 목돈이 된다.



생활이 빠듯한 가운데 매달 158만원을 배당주 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해 연평균 4%의 수익률을 낸다면 25년 후 8억 1500만원이 된다. 또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면 전세보증금 1억원은 김 과장의 자본이 될 것이다.

첫 번째 선택의 결과는 25년 후 20평대 아파트 한 채이고, 두 번째 선택의 결과는 현금 14억 4700만원이다. 두 가지 투자를 비교할때 연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이 3.6%를 넘겨야 아파트를 산 보람이 있다. 3.6%의 상승률이면 6억에 매수한 아파트 가격은 25년 후 14억 4700만원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003년 11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연평균 2.95%였다. 이를 대입하면 김 과장이 보유한 아파트는 25년 후 12억 5000만원이 된다.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4%의 대출 이자나 4%의 수익률은 무리한 가정이 아니다. 그럼에도 계산 결과를 보면 ‘영끌’ 대출이 기대하는 수익률이 결코 달성하기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현실에서 투자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는 워낙 다양해 정확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도출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사람마다 선호하는 가치가 다르다. 아파트를 샀다면 안정적으로 생활하면서 편리하게 출퇴근할 수 있는 등 비재무적 이익도 있다. 다만 김 과장은 25년간 낼 재산세와 매매시 내야 할 양도세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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