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의 최고위급 핵심 협의체인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을 맡았다. 전 세계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위원회를 담당하면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한은은 이 총재가 13일(현지 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BIS 총재회의에서 CGFS 의장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의장 임기는 이달 1일부터 2026년 11월까지 3년이다.
CGFS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유럽중앙은행(ECB)·일본은행 등 주요 중앙은행 28곳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한은은 2001년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해 2009년 11월부터 정식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당 위원회는 연간 네 차례의 정례회의와 긴급회의를 개최하면서 금융 시스템 이슈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 적절한 정책 방안 권고 등을 수행한다.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글로벌 은행 위기 상황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균형 누적을 경고하고 정책 대응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에는 중앙은행 간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해 자산 가격 급락, 금융기관 유동성 위기 등 금융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최근에는 글로벌 은행 부문 위기와 부동산 경기 둔화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회의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되며 각국 중앙은행 정책 수립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은 직원들도 CGFS의 각종 실무 그룹, 워크숍 참여를 통해 조사 연구 역량을 제고하고 다른 중앙은행 직원들과도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가계 및 기업의 이자율 리스크 익스포저 워킹 그룹’ ‘주택 시장 리스크 완화 정책 스터디 그룹’에서 조사 연구를 수행 중이다. ‘거시 건전성 정책 및 통화 긴축 워크숍’ 등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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