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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위성’ 도발로 사문화한 9·19 합의 전면 효력 정지 불가피


북한이 21일 밤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도발을 하자 우리 정부는 이에 대응해 ‘9·19 남북군사합의’ 중 대북 감시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조항의 효력을 정지했다. 정부는 22일 한덕수 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군사합의 제1조 3항의 효력 정지안을 의결한 뒤 곧바로 영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시행에 들어갔다.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고정익 항공기는 20~40㎞, 헬기 같은 회전익 항공기는 10㎞, 무인기는 10~15㎞ 상공에서 비행을 금지한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킨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항공 정찰 자산의 대북 감시 활동을 복원함으로써 다량 배치된 북한 장사정포의 기습 공격 징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북한은 당초 예고한 발사 시기보다 몇 시간 앞서 정찰위성을 기습적으로 쏘아 올렸다. 이날 정찰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군사합의 1조도 위반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군사분계선 주변 비행 금지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킨 것은 정당한 조치다. 북한이 정찰위성으로 한반도와 미군 기지가 있는 일본·괌 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데 우리의 감시정찰 기능을 약화시키는 족쇄를 그냥 둘 수는 없다.

2018년 체결된 남북군사합의는 수많은 허점 때문에 실효성을 의심받았다. 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조항이 없는 데다 남측에 불리한 비대칭성이 심각하고 북한 핵무기에 대한 아무런 해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은 이런 합의마저 대놓고 위반해 이미 사문화한 상태다. 북한은 합의를 무시하는데 우리만 나머지 조항을 지킨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 연습 중지, 해상 포사격·기동훈련 중지 등 9·19 합의 전반에 대한 전면적 효력 정지가 불가피하다. 이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9·19 합의를 더욱 유지·확대·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국가 안보를 외면하고 북한의 위장 평화 공세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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