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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30주년…'레전드' 가수 공연에서는 '애틋함'이 느껴진다[SE★ 초점]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 함께, 끝까지 곁에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가수 이소라가 30주년 콘서트 '소라에게'에서 남긴 말이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선배 가수 이문세와 나눈 이야기였다. 이소라의 공연은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 이소라는 "팬들의 사랑과 부름이 나를 다시 무대 위로 올렸다"고 밝혔다.

이소라 단독 콘서트 '소라에게' 현장 / 사진=에르타알레 엔터테인먼트




10주년은 취급하지도 않는다. 기본 단위 '20주년'부터 카운트하는 가요계 '레전드' 아티스트들이 연말 공연으로 팬들을 찾고 있다. 가요계에서 꾸준히 사랑 받아 온 아티스트들인 만큼 공연 퀄리티는 보장됐다. 오랜 시간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감정은 단순한 애정을 넘어 애틋함이 느껴진다. 데뷔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연을 올리고 단단한 팬층과 새로운 팬 유입까지 멈추지 않는 관록의 아티스트들. 그들에게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이소라, 엄정화…공연으로 돌아온 관록의 가수들 = 이소라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단독 콘서트 '소라에게'를 열고 오랜만에 팬들과 만났다. 이소라는 그간 OST, 타 아티스트와의 협업 싱글곡 등으로 자주 목소리를 들려줬지만 정식 앨범 발매는 2014년 8집 '8'에 멈춰 있다. 2016년 9집 수록곡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가 선공개 되긴 했으나 결국 발매까진 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소라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은 여전했다. 공연은 당초 사흘 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전 석 매진과 팬들의 요청으로 한 회차가 추가됐다. 이소라는 "다음에 제가 어딘가에서 공연하게 되면, 저 보게 되면, 저 생각해 주세요. 아는 척 해주세요. 잊혀지고 싶지 않아요"라며 남다른 무게가 담긴 심경을 전했다.

엄정화 단독 콘서트 '초대' / 사진=(주)라이브커넥션


이소라와 마찬가지로 1993년 데뷔해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엄정화는 무려 24년 만에 무대로 팬을 만났다. 갑상선암 투병으로 노래를 못하게 된 순간에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열정이 결실을 맺은 것. 지난 9일과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초대'를 연 엄정화는 데뷔곡 '눈동자'부터 '슬픈 기대', '숨은 그림 찾기', '삼자대면', '초대', '배반의 장미', '포이즌', '디스코' 등 숱한 히트곡으로 관객에게 추억 여행을 선사했다.

특히 올해는 JTBC '닥터 차정숙', 영화 '화사한 그녀',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 등 엄정화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중에게 사랑받은 덕에 비교적 젊은 팬층도 폭넓게 확보할 수 있었다. 공연장에 다시 '디바'로 선 엄정화는 "정말 꿈만 같다. 단독 콘서트를 다시 하기까지 24년 동안 기다려준 템테이션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 지금도 한쪽 성대가 성치 않다. 수술을 하고 말하기를 기대했는데, 지금은 노래를 하고 있다. 기다려준 덕분에 도전하고, 노래할 수 있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동방신기 단독 콘서트 '20&2', 에픽하이 단독 콘서트 '에픽하이 20주년 콘서트' 포스터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아워즈


이 밖에도 힙합 그룹 에픽하이,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가수 거미, 여성 보컬 그룹 빅마마가 나란히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에픽하이와 빅마마, 거미는 20주년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동방신기는 콘서트를 비롯해 20주년 기념 앨범 '20&2'를 발매하고, 전시회를 여는 등 풍성한 콘텐츠로 팬들과 축제를 연다. 이들 모두 여전히 왕성히 활동하는 현역이다.

다만 이들은 '전성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요계의 현실과 스스로의 입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엄정화는 최근 정재형과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공연 티켓이 매진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정재형은 "사람들은 우리 공연을 늘 기다려주고 있지 않다. 우리가 자신만만해 할 일이 아니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진솔한 답변을 내놓았다.

조용필 전국 투어 '조용필 & 위대한 탄생' 투어 /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나이는 먹어도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지금 가장 힙한 그들, 가왕 = 이처럼 새로운 시도와 꾸준한 활동으로 30년이 우스운 '가왕'들도 있다. 올해 데뷔 55주년을 맞은 국민 가수 조용필은 여전히 매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공연은 화려한 LED 효과와 그래픽, 대형 스크린, 매 공연 세심하게 다른 연출 기법 등이 입소문을 타 젊은 세대에게도 '웰메이드' 공연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올해 조용필의 콘서트 '조용필 & 위대한 탄생' 대구 공연 20대 예매율은 21%에 달한다. 지난 5월에 개최한 서울 투어 콘서트는 K-팝 인기 아이돌만 입성할 수 있는 1만 5000석 규모의 KSPO돔이었다,

가수 김창완 '나는 지구인이다'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 사진=뮤직버스


1977년에 데뷔해 2008년부터 김창완밴드를 이끈 가수 김창완도 올해 새 앨범 '나는 지구인이다' 발매에 이어 연말 공연 및 전국 투어에 나서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올해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등장한 그는 '너의 의미'로 약 5만 명의 젊은 관객을 매료시켰고, 데뷔 50주년을 넘긴 현재에도 새로운 '레전드' 무대를 경신했다. 김창완은 여러 라디오 DJ 활동을 통해 세대를 가리지 않고 위로와 울림을 준 인물. 그는 펜타포트 현장에서 "나이를 먹어도 자전거만 탈 수 있다면 계속 노래하고 싶다"고 말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세대를 불문하고 사랑 받는 가수에게 전성기라는 단어는 중요하지 않다. 전성기이든 아니든, 10년이든 30년이든 자신만의 신념과 도전 의식, 음악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기 때문. 팬들은 그 진심과 에너지에 이끌려 함께 춤추고, 웃고, 때로는 눈물을 훔치며 감동한다. 이 뜨거운 교감과 끈끈함은 가요계에서 오래 오래 버티고 존재한 아티스트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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