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여당인 자민당 내 주요 인사들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 정치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긴장감을 가지고 당 쇄신에 앞장서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임시 국회가 끝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의 불신을 살 만한 사태를 초래한 것에 매우 유감을 느낀다”며 “(비자금 의혹 관련) 당사자들을 제대로 조사해 사실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속하게 인사를 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14일 중 각료 인사를 단행할 방침을 밝혔다. 다만 인사 내용에 대해서는 “조율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 등 아베파 소속 각료 4명을 비롯해 아베파 부대신(차관급) 5명의 교체가 유력하다고 보도해왔다. 아사히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마쓰노 관방장관의 후임으로 하야시 요시마사 전 외상이 임명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야시 전 외무상은 기시다 총리 파벌의 2인자이자 차기 총리 자리를 두고서는 기시다의 라이벌로도 꼽힌다. 아사히는 “기사다가 무소속인 하마다 야스이치 전 방위상에 관방장관을 맡기는 방안을 밀었지만 하마다가 고사해 하야시를 기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기시다 총리에게) 그만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미야시타 농림수산상 후임으로는 사카모토 테츠시 전 지방상생상이,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의 후임으로는 사이토 겐 전 법무상이 거론된다.
기시다 총리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후 내각 총사퇴나 총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은 그러한 앞의 일을 생각한 여유가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는 파벌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도 “원인과 과제를 먼저 밝혀낸 후 다양한 요구에 답하겠다”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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