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석유화학산업 위기에 휘말린 태광산업(003240)이 중국 스판덱스 공장의 가동을 처음으로 중단한다. 중국 경쟁사들의 잇단 대규모 증설과 더딘 수요 회복에 현지 설비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산업은 중국 공장 전체를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중국 법인인 태광화섬상숙유한공사의 스판덱스 생산라인을 14일부터 일부 멈추고 향후 운영 방향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태광화섬상숙은 2003년 설립된 태광산업의 해외 스판덱스 생산거점으로 총 3개 설비를 통해 연간 2만 7000톤 규모를 생산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우선 5500톤 규모 생산라인을 14일 가동 중단하고 설비 점검에 나선다. 태광산업은 이어 오는 21일 생산라인을 추가로 멈추고, 다음 달에는 공장을 폐쇠하고 철수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태광산업의 알짜 법인으로 꼽혔던 태광화섬상숙은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중국의 대형 섬유업체들이 최근 수 년간 공격적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중국 닝샤에 건설하려던 스판덱스 2공장 프로젝트는 이미 중단된 상태다. 스판덱스 뿐아니라 국내에 프로필렌과 아크릴 생산공장도 올 들어 가동을 중단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태광산업은 당초 주력인 석유화학과 섬유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위기를 극복하려 했지만 계획을 전면 수정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개편 및 신사업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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