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대조1구역 재개발 공사가 내년 1월 1일 중단된다. 조합 내부 갈등으로 일반분양이 미뤄지면서 지금까지 1800억 원에 달하는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데 따른 여파다. 공사 중단에 따라 조합원들이 추가로 내야하는 분담금은 상승하고, 입주시기도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날 대조1구역 조합에 내년 1월 1일부터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조동 88번지 등 일대를 재개발하는 대조1구역은 면적이 11만 2000㎡로 은평구 정비 사업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지상 최고 25층, 총 28개 동, 2451가구 규모다. 대조1구역 조합은 2017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지난해 10월 착공에 돌입했지만 조합 내부 갈등으로 일반분양이 미뤄지면서 공사비를 1년 넘게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 총 공사비는 5806억 원으로, 현대건설은 이중 1800억 원을 받지 못했다.
현재 대조1구역 조합 집행부는 공백 상태다. 일부 조합원들이 올해 초 조합 집행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조합장 직무가 정지되는 등 내부 분쟁이 생기면서다. 조합 집행부가 공중 분해되면서 올해 예정됐던 일반분양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비사업 조합은 일반분양을 통해 공사비를 마련한다. 이에 법원이 조합장 직무대행을 지정했지만, 비상대책위원회 측의 항고로 여러 차례 총회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기준 대조1구역 공정률은 22% 수준이다. 공사가 중단되면 공기 연장에 따른 공사비 증액과 입주시기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사업장도 시공사와의 공사비 갈등에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약 6개월 간 공사가 중단됐고, 입주 시기도 2년 가량 지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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