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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사회적경제기업과의 새로운 협력 모델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전 세계적으로 국가·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토대로 하는 ‘사회적 경제’의 역사는 100년이 훌쩍 넘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사회적 경제를 ‘사회적 요소와 경제적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국가와 시장 사이에 존재하는 영역’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시장경제를 보완하는 다양한 조직들이 바로 사회적 경제 기업이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양적 발전을 거듭해 2021년 사회적 경제 기업의 수는 2만 8000여 개에 달하고 공공 부문의 우선 구매액은 1조 6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덕택이 크다.

사실 정부 및 공공기관의 천편일률적인 단순 금전 지원은 사회적 경제 기업의 성장에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주로 인건비 지원에 집중돼온 과거의 지원 방식은 새로운 수익 창출이나 자원 획득을 위한 사회적 경제 기업의 노력을 반감시키고 의존도만 높이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사회적 경제 기업이 자체적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필자가 과거 근무했던 공공기관의 경우 발달장애인을 고용한 사회적기업의 자립 지원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지원 방식은 사회적 금융 구조를 활용했다. 단순 금전 후원이 아닌 인프라(제빵 기계)를 구입해 그 사회적기업에 제공하고 생산된 제품(빵)의 일부는 기계 사용료로 회사가 받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지속 가능한 선순환 방식으로 추진했다.

현 정부는 올 9월 사회적 경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일률적 지원에서 탈피해 지원을 내실화·차등화하고 창출한 사회적 성과에 따라 기업 운영자금이 조달될 수 있게끔 촉진하는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사회적 경제 기업에 대한 단순한 시혜적 지원을 줄이고 사회적 가치 창출 기능을 향상시키려는 것이다.

예금보험공사는 2020년부터 매년 사회적 경제 기업 지원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올해는 친환경 사업 모델을 보유한 기업들 위주로 선정해 탄소 중립 실천에 기여하는 특색 있는 사업으로 탈바꿈했다. 동시에 지원 대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고 이에 비례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원 패러다임을 새롭게 전환해 사업을 추진했다.

앞으로 사회적 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은 측정 가능한 사회적 편익을 바탕으로 그 기업이 실제로 창출한 사회적 편익에 대해 적절히 보상하는 유인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예금보험공사의 새로운 협력 모델은 사회적 경제 기업이 스스로 자생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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