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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시 "공급 안정화" 주장의 허구성

한민구 건설부동산부 기자


“저희가 상·하반기 주택 공급량, 예측 준공량 자료를 내더라도 언론에서 잘 쓰지 않습니다. 언론에서는 주택 숫자가 적어야 좋은(많이 읽히는) 기사라 생각해 각색하는 경우가 일부 있습니다.”

지난달 개최된 서울시의회 행정 사무감사에서 “주택 공급이 우려된다”는 시의원의 질의에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이 한 답변이다. 시는 올 8월 ‘서울시, 아파트 입주 전망’을 통해 “2023~2025년 연간 평균 아파트 입주 물량(4만 3223가구)이 전년 대비 8000가구를 상회해 주택 공급이 차츰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가 비교군으로 삼은 2022년 통계는 국토부가 집계한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3만 4693가구)이다.

서울시의 주장대로 주택 공급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을까. 시는 같은 자료에서 올해 상반기 아파트 1만 7626가구가 입주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토부는 상반기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을 7581가구로 집계하고 있다. 서울시 집계가 1만 가구가량 더 많은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와 달리 서울시는 임시 사용, 부분 준공 등의 물량을 집계해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의 통계 산출 방식 자체는 모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산출 방식 및 기간이 다른 통계를 비교해 “주택 공급이 안정화를 찾아간다”는 주장은 잘못됐다. 국토부 통계에 잡히지 않은 반기별 1만 가구를 단순히 더하면 2022년 입주 물량은 서울시 추산 3개년 평균 공급보다 1만 1000가구 많다. 수치를 더하지 않고 기간만 통일하더라도 국토부 기준 2019~2022년 공급된 서울 아파트 평균 물량(4만 6042가구)은 서울시가 추산한 2023~2025년 연평균 아파트 공급 전망치를 넘는다. 시 주장과 달리 어떻게 봐도 과거 공급량을 상회할 수 없는 것이다.



‘주택 통계 조작’ 사건은 전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대표적인 패착으로 꼽힌다. 말뿐이 아닌 진짜 주택 공급을 중시하는 서울시라면 ‘숫자 놀음’을 한 통계를 언론이 인용하지 않았다고 억울해 하기보다 양질의 주택정책을 만드는 데 힘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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