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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좋은데 약값 부담…의사도 아픈데 부모 마음 오죽할까”

■이용주 용인세브란스교수 인터뷰

영·유아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사용가능한 전신 치료제 드물어

생물학적제제 ‘듀피젠트’ 유일한데 만6세 미만 건보적용 불가

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급여확대 필요성 호소에 감감무소식

이용주 용인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연령 확대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의 피부에 온통 습진이 번지고 진물이 날 때 부모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써볼 만한 약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치료비 부담이 크다보니 선뜻 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용주(사진) 용인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영유아 환자에게 정작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의사로서 미안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영·유아기 아토피피부염이 생긴 환자의 약 80%는 자라면서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 알레르기성 동반질환으로 발전한다. 치료는 질환의 악화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피부에 도포하는 스테로이드제는 즉각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만 피부 위축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한두달만 써도 피부가 얇아지거나 피부염 등의 이상반응이 생길 수 있다. 장기적인 안전성이 확인된 전신 치료요법은 제한적이라 대학병원에서조차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다.



그런데 작년 11월 유전자재조합 치료제 ‘듀피젠트’가 생후 만 6개월부터 만 5세 이하 영·유아의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으면서 대안이 생겼다. 듀피젠트는 중증 천식, 아토피피부염 같은 제2형 염증질환에 관여하는 2가지 사이토카인을 억제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듀피젠트를 투여받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위약군 대비 천식,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등 새로운 알레르기 반응을 겪거나 악화될 위험이 34%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두어 달만 써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눈에 띄게 호전된다.

문제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처방할 수 있는 생물학적제제 중 유일하게 만 6세 미만의 적응증을 보유한 듀피젠트가 보험 급여는 만 6세 이후부터 적용된다는 것. 보험 적용이 될 때 환자 부담금은 한달에 5만 원 꼴이지만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경우 90만 원까지 올라간다.

이 교수는 “누군가에게는 쉽게 지불 가능한 비용일지 모르나 이제 막 가정을 꾸린 20~30대 젊은 부모들에게는 매우 큰 부담”이라며 “약값을 듣고 말없이 눈물을 흘리며 진료실을 나서는 부모님들의 모습에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약이 있는 데도 꼭 필요한 환자에게 쓸 수 없다는 현실은 의료진마저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가 두 차례나 급여 확대가 절실하다는 의견서를 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그는 “경제성평가를 통과해야 하는데 영·유아는 윤리적인 이유로 연구를 진행하기조차 어렵다. 환자가 적다보니 기준을 맞추기 더욱 까다롭다”며 “부모의 경제력과 상관없이 아이들이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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