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뇌 MRI는 알겠는데…심장초음파는 왜?” 뇌졸중 전문가 대답은[건강 팁]

■서우근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뇌경색, 원인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져…정밀검사 필수

예후 나쁜 심장색전뇌경색, 심장검사로 부정맥 찾아야

AI 등 혁신기술 도입으로 빠르고 정확한 진단 가능해져


뇌졸중은 사망이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겨 대다수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병이다. 급성 뇌졸중으로 입원하는 경우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 환자가 앞으로 어떤 치료를 받을지, 치료 경과는 어찌될지 초조한 마음으로 다양한 검사를 받다 보니 검사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특히 뇌에 이상이 생긴 뇌졸중으로 입원했는데 심장초음파, 심전도 등 다른 장기의 검사를 시행한다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많다.

뇌졸중은 크게 사람의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혀 뇌손상이 발생한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국내에서는 대략 7:3의 비율로 뇌경색이 뇌출혈보다 더 흔하게 발생한다. 뇌경색은 혈관을 막는 원인에 따라 유형이 세분화된다.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쌓여서 발생하는 죽상동맥경화에 의한 뇌경색, 노화와 관련된 작은 소동맥의 폐색에 의한 소혈관질환(열공뇌경색)이 대표적이다.

뇌혈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심장이나 대동맥 같이 뇌 외부의 혈관계에서 발생한 혈전이 뇌혈관의 폐색을 유발한 경우를 심장색전뇌경색이라고 한다. 심장색전뇌경색은 병변이 크고 뇌의 여러 부분을 동시에 침범한다.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뇌경색보다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이 남는다. 실제 혈관 내 신경중재시술을 통한 혈관재개통술의 대상이 되는 뇌경색의 대부분이 심장색전뇌경색이다.

뇌경색은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원인 질환을 찾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심장색전뇌경색을 일으키는 여러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원인은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이다. 심장판막질환, 급성 심근경색, 심장에 구멍이 있는 난원공개존증 같은 선천성 심장질환도 심장색전뇌경색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뇌경색 환자가 입원하면 이같은 원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포함한 다양한 검사를 진행한다. 뇌영상을 통해 죽상경화나 소혈관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심장색전뇌경색은 뇌가 아닌 심장과 관련된 검사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 특히 심장박동을 측정해 심방세동을 포함한 부정맥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급성 뇌경색 환자의 심방세동 진단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응급실에서 시행하는 심전도 검사다. 심전도에서 이상이 없으면 24시간 홀터 심전도 검사나 병동 내 심전도 모니터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가슴에 작은 센서가 들어있는 심전도 모니터를 피부 밑에 심는 체내삽입형 사건기록기를 이용해 수년간 부정맥을 검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부정맥 검사도 가능해졌다.



심장판막질환이나 선천성 심장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심장 내 구조적인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심장초음파 검사가 유용하다. 뇌경색과 관련된 심장질환 중 비교적 잘 알려져지 않은 원인으로 난원공개존증(patent foramen ovale)이 있다. 난원공개존증은 우심방과 좌심방 사이의 격벽에 태아 시기에 있던 구멍이 완전히 막히지 않고 일부 남아있는 상태로 유지되는 선천성 심장병이다.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에서 발견될 정도로 매우 흔한데 뇌경색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난원공개존증이 뇌경색을 유발한 경우 환자 상황이나 질환의 정도에 따라 구멍을 막는 예방적 시술을 고려하게 된다. 난원공개존증은 내시경을 통한 경식도심장초음파 또는 뇌혈류를 측정하는 경두개 뇌혈류초음파 모니터를 통해 진단 가능하다.

최근에는 뇌경색이 발생했을 때 단순히 뇌혈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사법들이 속속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다. 물론 환자에 따라 필요한 검사의 범위가 다르므로 모든 검사를 일률적으로 시행할 필요는 없다. 아직은 뇌경색 전문가들의 경험과 판단에 따라 어떤 검사를 시행해야 할지 결정하는 게 최선이다. 기존 검사 결과를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등 선진화된 분석 방법이 등장했으니 머지 않아 뇌졸중 진단과 치료가 한층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우근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