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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도는 지방 전세…두달만에 최대 1억 '뚝'

신축 아파트 입주늘어 매물 증가

대구 '수성더팰리스' 4억→2.7억

세종·아산서도 4000만원 떨어져

서울은 올해 입주물량 역대 최저


지방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짙어지고 있다. 수도권과 달리 연말·연초 신축 아파트 입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많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의 하방을 받치는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할 수록 매매 가격 하락 폭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 주(22일 기준) 지방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지방 전셋값은 지난해 8월 둘째 주 이후 22주 만인 이달 셋째 주(-0.01%)에 하락세로 전환한 뒤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세종(-0.15%)의 하락 폭이 가장 컸고, 부산·대구(-0.06%), 경북(-0.02%)도 낙폭을 키웠다.

지방 아파트 전셋값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으로는 신축 입주량 증가가 꼽힌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대구의 지난해 4분기 입주물량은 1만 3213가구로 직전 분기(6617가구)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북은 1912가구에서 3854가구로 101%, 대전은 88가구에서 1116가구로 대폭 늘었다.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5만 가구 이상 누적된 가운데 늘어난 신축 공급 물량이 전셋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대구 수성구 파동 ‘수성더팰리스푸르지오더샵’ 전용면적 84㎡는 11월에 최고가인 4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이후 이달에는 2억 7000만 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파동에서는 지난해 4분기 2개 단지가 입주하면서 총가구 수가 5000여 가구에서 7000여 가구로 늘었다.

학교가 많아 세종시에서도 선호 지역으로 꼽히는 고운동 ‘가락3단지베르디움’ 전용 84㎡도 연초 계약보다 3000만 원 낮은 1억 9000만 원에 지난 19일 세입자를 구했다. 현재 전세 호가는 1억 8000만 원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 ‘호반써밋그랜드마크II2차’ 전용 84㎡도 전셋 실거래 가격이 지난해 11월 2억 9000만 원에서 지난달 2억 5000만 원으로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와 인접한 이 지역에 호반건설이 분양한 4개 단지, 3000가구가 지난해 하반기 동시 입주하면서 주변 전세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에서도 영도구와 북구를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전세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산지부 관계자는 “매매와 전세 거래량이 동시에 감소한 가운데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도 연말부터 하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입주량이 늘어나면서 지방은 전셋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와 대전의 올해 입주량은 전년 대비 각각 50%, 19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1만 5034가구)과 대구(2만 1629가구)는 지난해보다 소폭 줄지만 여전히 적정수요보다 많은 수준이다. 반면 서울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1109가구로 역대 최저 규모다. 다만 높아진 전셋값 부담에 수요가 꺾이며 이달 넷째 주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7% 상승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현재 여야가 논의 중인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 방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1만 2032가구)’이 입주를 시작하는 올 연말께는 전셋값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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