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새벽 동작대교 건넌 ‘수방사 장갑차’ 뭐지?…12.7mm 무인 총탑·강력한 방호력 K808 차륜형 장갑차[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보병수송용 ‘K806’·보병전투용 ‘K808’

병력 9명 탑승·작전지역에 신속히 투사

타이어 파손시 48㎞/h 1시간 운행가능

군 도입비율 K808와 K806, 5대 1 정도

육군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은 지난 25일 새벽 서울 도심 일대에서 K808 차륜형 장갑차(백호) 기동훈련을 실시했다. 사진 제공=국방홍보원




지난 25일 새벽 서울 동작대교 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장갑차 12대와 무장병력 40여명이 건너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다리를 건너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목격되면서 “전쟁난 줄 알았다”며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헤프닝이 발생했다.

육군에 따르면 이는 육군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이 새벽 서울 도심 일대에서 K808 차륜형 장갑차가 기동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이 훈련에는 장병 40명과 장갑차 12대가 투입됐다. 이들은 동작대교를 건너 서울역을 지나는 거리로 진입해 기동로를 따라 움직이는 훈련을 진행했다.

특히 △전쟁지도본부 방호 능력을 갖추기 위한 임무 수행 능력 전문화 △복잡한 지형지물·인구 기반시설이 밀집한 수도 서울 작전환경에서의 장갑차 운용 능력 향상 등에 초점을 맞춰 실시됐다.

육군은 “이번 훈련이 최초 주둔지에 있던 병력이 위기상황 발생 시 전쟁지도본부 방호를 위해 기동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진행됐다”며 “복잡한 지형지물과 기반시설이 밀집한 서울에서 장갑차를 운용하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밝혔다.

육군 측은 훈련에 앞서 경찰 등 관계기관에 협조를 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관계기관의 교통통제 등 지원을 받았지만 훈련 상황임을 알지 못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소동이 일었다.

훈련 시간 도심에서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 운행자와 이를 이용한 시민 또는 야간 작업 중이던 근로자 등이 크게 오해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밤중 갑작스럽게 장갑차 십수대가 서울에 진입했다는 소식에 “전쟁이 일어난지 알았다” “비상 상황이 발생한 줄 알고 놀랐다”며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육군 '아미타이거 4.0' 계획에 따라 전력화 된 K808 보병전투용 차륜형 장갑차가 야외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차륜형 장갑차는 바퀴 8개 달린 K808과 6개인 달린 K806 두 종류가 있다. 이 차량들은 미래 전장환경과 군 구조 개편에 따라 부대의 확장된 책임 지역, 기동성과 생존성 향상을 위해 보병수송용(K806) 및 보병전투용(K808) 차륜형 장갑차으로 구분된다.

K808은 향후 전방 야지·산악지역에서 신속한 전개와 수색정찰임무를 수행한다. K806은 후방지역의 기동타격·수색정찰 임무를 맡게 된다.

이 장갑차들의 특·장점은 뛰어난 기동성과 생존성이다. 420마력 국산 상용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 시속은 100㎞에 달한다. 서울에서 테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즉각적인 현장 출동이 가능하다. 특히 완전군장 병력 9명이 탑승할 수 있어 작전지역에 신속히 투사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60% 종경사 및 30% 횡경사 등판력과 함께 폭 1.5m의 참호를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런플랫(run-flat) 전술타이어와 공기압조절장치(CTIS)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지상에서 신속히 기동하는게 가능하다. 수상운행도 할 수 있다.

전술타이어는 파손 시에도 48㎞/h의 속도로 1시간 이내 운행이 가능하며 안정된 주행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별도의 장비 없이 1.2m 이하의 자연 하천 도섭도 할 수 있다. 장착된 수상추진장치를 활용할 경우 8㎞/h의 속력으로 호수 및 강을 도하할 수도 있다. 작전 환경에 따라 조종수열상잠망경 및 후방 관측 카메라를 적용해 야간 운행 및 시계 제한 지역의 장애물 관측 역시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녔다.

육군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 장갑중대 K808 차륜형 장갑차들이 새벽 야외 기동훈련을 마치고 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임무에 적합한 중화기를 장착한 것은 물론 적의 기관총 중구경 철갑탄까지 막아내는 방호력을 지녔다. 대인지뢰가 폭발해도 장비와 인원을 보호할 수 있는 모노코크(monocoque·보디와 프레임이 하나로 된 차량) 구조를 적용했다. 자동소화장치와 화생방전 대비 양압장치 및 냉·난방 장치 등의 필수 생존장치도 장착했다.

화력으로는 K4 고속유탄 기관총(40㎜) 또는 K6 기관총(12.7㎜)을 장착해 보병들을 지원한다. 자체고장진단(BIT) 기능까지 탑재돼 고장을 조기에 발견해 대처하는 것도 가능하다.

안전벨트를 갖춘 시트는 머리 뒤쪽은 물론 옆쪽까지 보호할 수 있는 구조다. 적당한 쿠션이 있어 착좌감까지 뛰어나다. 차량 가운데로 여러 개의 에어컨 토출구가 달려 있어 탑승 장병들은 혹서기와 혹한기에 시원하고 따뜻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운용 환경이 구축돼 있다.

시트 뒤로는 잠망경이 배치돼 탑승 장병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주변 상황을 살필 수 있다. 후면 도어램프에는 총안구가 설치돼 하차 전 적의 위협도 제압할 수 있다. 운전석은 대형 상용 차량에 가까운 편으로 대형 트럭 또는 버스의 운전석과 비슷한 형태로 설계됐다.

육군의 미래지상전투체계 '아미타이거 4.0' 추진계획에 따라 전방지역에 100여 대가 전력화되는 K808 보병전투용 차륜형 장갑차에 앞으로 무인 총탑까지 탑재된다. 무인 총탑은 외부에 설치된 기관총을 원격 운용하는 최신 기술로 적의 피탄이나 화생방 상황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지난 2020년 6월 K808 장갑차 상부에 원격 사격이 가능한 12.7㎜ 중기관총을 탑재하는 차륜형 장갑차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사업의 중기 소요가 결정된지 3년여 만이다.



육군 3보병사단 맹호여단 백호대대 장갑차 강습도하 훈련에서 K808 차륜형장갑차가 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K808과 K806 두 가지 모델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우리 군이 도입하는 차륜형 장갑차 중 K808과 K806의 비율은 5대1 정도다. K808이 훨씬 많다. 하지만 ‘기본형’은 K806이고, K808이 ‘보병전투형’ 옵션 추가 차량이다. K806이 기본형이므로, K806의 기능과 성능은 K808에도 공통으로 적용되도록 설계됐다.

K806과 K808은 D6-HA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420마력의 출력을 바탕으로 포장도로에서 시속 100㎞, 비포장도로에서 50㎞, 야지에서 25㎞의 속도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 항속거리는 600㎞에 달하며, 종경사로의 경우 60%(약 31도), 횡경사로 30%(약 17도)를 등판할 수 있다.

대인지뢰로부터 탑승 인원을 보호할 수 있는 ‘모노코크’ 구조도 공통점이다. 화생방 방호를 비롯해 쾌적한 차량 실내온도 유지의 기반이 되는 양압장치와 야간 주행을 돕는 열상잠망경, 후방 카메라 등은 기본옵션으로 장착됐다.

임무차이, K808 전방·K806 후방 ‘배치’


반면 K808과 K806의 눈에 띄는 가장 큰 차이는 외형이다. K808은 바퀴가 8개인 8×8, K806은 바퀴가 6개인 6×6 차량이다. 바퀴 수가 더 많은 K808이 차체 길이 역시 좀 더 길지만 탑승 인원은 11명으로 동일하다. 대신 K808 쪽이 좌석 간 거리가 더 넓다.

K808이 바퀴가 더 많은 것은 야전 험로에서 좀 더 나은 주행 성능을 갖게 하기 조치다. 이같은 이유로 노면의 접지압에 따라 타이어 공기압을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는 ‘공기압자동조절장치(CTIS)’도 적용됐다. 이를 통해 일반 도로부터 험지까지 다양한 노면 상태에 맞춘 최적의 주행성능을 제공함하고 차량에 탑승한 장병들의 승차감도 향상됐다.

K808과 K806이 다른 형상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임무’의 차이 때문이다. K808은 ‘보병전투형’으로 보병부대의 신속한 전투력 집중과 하차 전투를 지원하는 성능을 필요로 해 강력한 무장과 방호력, 하천과 험지를 돌파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K806은 후방지역 작전 중 기동 타격과 중요시설 보호 임무가 중점이어서 이러한 기능은 생략되고 높은 주행 역량에 기능이 집중됐다. 임무에 맞게 K808은 전방 부대에 K806은 후방 부대에 배치되고 있다.

자료: 방위사업청


장갑차는 주행장치에 따라 궤도로 지면을 미는 방식의 궤도형(Tracked)과 일반 자동차처럼 바퀴를 이용하는 차륜형(Wheeled)으로 구분된다. 차륜형과 궤도형의 비교할 때 가장 먼저 신경쓰는 것이 전투중량이다. 전투중량이란 단순히 차체와 무장을 합한 무게가 아니라 전투할 때 필요한 전투원, 전투 장비, 물자 등을 모두 포함한 무게를 의미한다.

궤도형 장갑차는 이 전투중량에 대한 제한이 적기 때문에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무장을 확대하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장비와 인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장갑 등 방호력도 증대시켰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반해 차륜형장갑차는 20톤을 무장을 강화한다 해도 거의 넘어가지 않는다. 미국의 스트라이커(stryker)가 19.3톤, 러시아의 BTR-90이 20.92톤이다. 일본 96식이 14.7톤, 중국의 WZ551B가 15.8톤 수준이다.

외관상 차이점으로 차륜형의 차체가 궤도형보다 높다는 것이다. 차륜형은 하부에 현수장치를 장착할 차체 공간이 필요해 내부 공간이 협소하다. 이 때문에 인원 등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차체를 높였다. 그러나 이는 방호력 측면에서 불리한 점으로 작용한다.

차륜형, 기동 경로 차단돼 공격 집중 우려


내부적으로 동력 관련 장치를 보면, 궤도형은 변속기에 조향 및 제동장치가 내장돼 구동륜이 2개로 동력 전달이 단순하지만, 차륜형은 변속기의 출력이 각 바퀴에 모두 전달될 수 있도록 중간 기어상자와 차동장치 및 허브 등이 있어 복잡하다.

궤도형과 차륜형은 구동방식도 다르다. 궤도형은 방향을 바꿀 때(조향) 양쪽 궤도의 속도를 다르게 하면서 그 속도차를 이용해 회전하고 제자리에서 선회하는 게 가능하다. 반면 차륜형은 일반 차량처럼 핸들(조향장치)를 이용하지만 제자리 선회는 안되고 회전하기 위해선 일정 범위가 확보돼 야 하다. 이 때문에 차륜형은 대부분의 자연 및 인공 장애물을 회피해 기동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적으로부터 기동 경로를 쉽게 차단 당할 수 있어 공격이 집중될 우려는 단점으로 꼽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