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한복 차림 여성을 조롱해 논란이 됐던 일본 자민당 스기타 미오(사진) 의원이 이번에는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여성을 비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 잇따라 '좋아요'를 눌러 500만 원가량의 배상금을 토해내게 됐다.
10일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한국 대법원에 해당하는 일본 최고재판소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이토 시오리 씨가 자신을 헐뜯는 글 25건에 '좋아요'를 누른 자민당 스기타 미오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스기타 의원에게 55만 엔(약 491만원)을 배상하도록 한 2심 판결을 8일 확정했다.
일본 최고재판소가 '좋아요'를 누른 행위에 대해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이토 씨는 2015년 남성 기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2017년 공개해 일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의 상징적 인물이 됐으나, 이후 일부 사람들이 온라인에 그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
스기타 의원은 2018년 6∼7월에 이러한 글 25건에 '좋아요'를 눌렀고 이토 씨는 명예가 훼손됐다며 220만엔(약 1965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스기타 의원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으나 2심 재판부는 스기타 의원이 '좋아요'를 눌렀을 무렵 이토 씨에 대해 비판적인 언행을 반복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명예를 침해했다고 결론지었다. 최고재판소도 스기타 의원이 과도한 모욕행위를 했다고 판단해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스기타 의원은 2016년 한복 차림 여성 등을 조롱하는 글을 SNS에 올려 지난해 법무당국으로부터 ‘인권 침해’라고 지적받은 우익 성향 정치인이다. 그는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군마현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기사를 첨부하고 "정말 잘됐다"며 지지 입장을 밝혀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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