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차세대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미래기술센터’를 신설하며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래기술센터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관할한다.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양산까지 빠른 속도로 이뤄내 ‘새 고객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기술센터는 지난해 말 김 사장 취임 이후 첫 조직 개편과 함께 새롭게 출범했다. 미래기술센터는 반고체·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의 연구개발부터 양산까지 모든 과정을 전담한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항공 모빌리티에 탑재할 수 있는 리튬황·리튬메탈 배터리를 사업화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차세대 배터리 연구를 주도했던 조직은 ‘차세대전지개발센터’로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있었다. 그러나 김 사장은 미래기술센터를 CEO 직속으로 편성해 그 역할과 책임을 강화했다. 조직 수장의 직급도 ‘담당’에서 ‘부사장’으로 격상했다.
미래 먹거리인 차세대 배터리 사업을 직접 챙기며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술 격차를 벌려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미래기술센터에 “고객 피부에 와 닿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기술센터의 수장은 정근창 부사장이 맡았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 전신인 LG화학에서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 LG에너지솔루션에서 배터리연구소장·PM센터장 등을 지낸 전문가로 꼽힌다. 배터리 연구개발부터 제품 양산까지 사업 전반에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며 새 조직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미래기술센터는 현재 차세대 배터리팩 설계와 셀 개발에 필요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는 등 전문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래기술센터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의 제품화 시점을 앞당길 방침이다. 회사는 상대적으로 기술 난도가 낮은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2026년에 양산한 뒤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이 적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를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소재와 설계, 제조 공정을 새로 개발해야 할 뿐 아니라 안전성과 가격, 에너지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며 “30년간 축적해온 기술·품질관리 역량, 고객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배터리의 제품화·사업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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