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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政 “의대생 2000명 증원 양보 없다” …醫 “증원 유연성 보이면 협상”

■복지부·의협 두번째 TV토론

의사 수 정정 규모 , 중원 방식까지 극명한 입장차이

박 복지차관 "고령화 의료 수요 대비…지금도 부족"

김 비대의원장 "각국 상황 다르고 AI 등으로 대비"

팽팽한 기싸움에도 협상 나설 수 있음 첫 시사 주목



박민수(왼쪽) 보건복지부 2차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KBS 생방송 ‘의대 증원 논란의 본질을 묻다’에서 맞짱 토론을 하고 있다. KBS 캡처




의대 정원 확대를 놓고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가 23일 두 번째 TV 공개 토론을 가졌다. 정부와 의료계는 2025년도 의대 정원 확대 인원인 ‘2000명’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기싸움을 벌였다. 양측은 필수 의료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서로의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극명한 입장 차이와 달리 증원 규모를 놓고 향후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 KBS 생방송 ‘사사건건’에서 ‘의대 증원 논란의 본질을 묻다’라는 주제로 1대1일 맞짱 토론을 진행했다. 양측은 전공의의 대규모 사직과 의료 현장 이탈을 촉발한 의대 정원 확대 숫자에 대해 기존과 다름없는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박 차관은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는 현재 한계에 봉착하고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며 “고령화로 인해 수요는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대형병원에서 긴 시간 대기해야 하고 지역병원에서는 의사 구인난을 겪고 잦은 당직으로 개인의 삶이 없는 의사분들이 많다”고 의사 부족에 따른 의료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반면 김 비대위원장은 “각 나라의 의료보장 체계와 시스템은 다른 측면이 있지만 정부는 그런 부분은 논의하지 않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인구수당 의사 수만 얘기하고 있다”며 “유럽의 경우 의사 수는 많지만 대기시간이 길고 의사를 만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는 언제든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맞받았다.



양측은 정부가 의대 증원의 근거로 활용한 연구 보고서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부 측에서 2035년 기준 의사 1만 명 부족에 대해 타당성 얘기를 하는데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은 70~80%는 맞는 것 같다”면서도 “외국과 비교해 3배 정도 의료 이용 횟수가 많고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의사 10명이 할 것을 한두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 오히려 1만 명 증원보다는 의사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차관은 “대한민국 최고의 연구자들이 다양하게 시나리오를 적용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의사 수가 훨씬 더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정부는 보수적으로 1만 명으로 잡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2035년까지 1만 5000명의 의사가 부족한데 1만 명은 증원으로 채우고 나머지 5000명은 기술의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 의사 인력 재배치 등으로 흡수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측은 특히 2025년 대입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해 숫자를 줄일 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았다. 박 차관은 “의대 증원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증원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협상을 해서 양보를 하고 밀고 당기고 할 과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박 차관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는 전체 의료 개혁의 한 부분”이라며 “언제든 협상의 문은 열려 있으니 (일단 의료 현장으로 복귀한 뒤) 만나서 논의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2000명을 놓고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고 하는데 행정이나 정책은 유연했으면 좋겠다”며 “의사 수 증원은 정책적으로 유연성을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의사 수에 대해 정책적으로 유연성을 보이면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정부가 필수 의료 생태계 소생을 위해 마련한 ‘4대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두고도 입장 차이를 보였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4대 패키지 내용이 너무 나열식이고 하나하나 많이 우려되며 오랜 시간 논의해야 하는 중요 정책들”이라며 “4대 패키지가 대단한 요술방망이처럼 말하는데 현장에서 진료를 보는 개원의 원장 입장에서 현장 상황과 정부 정책은 많은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필수의료 패키지는 정부가 2000명 의대 정원을 늘리기 위해 당근책으로 하나 던진 것”이라며 “국민 진료권 침범 내용도 있고 개인 직업 선택의 자유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측은 의대 증원이 대학교육의 질도 하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역대학에서는 당연히 의대 신입생을 많이 받는 게 좋다고 했을 것”이라며 “기초의학 교수들을 구하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충분하다고 정부는 주장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의과대에서 약리학이나 병리학 등의 학문을 전공한 분들을 교수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투자하면 의학 교육의 질 하락 없이 2000명 증원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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