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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영풍이 ‘독립경영’ 불문율 깨고 경영 간섭”

“72년간 최씨·장씨 동업 유지 밑바탕엔

고려아연-최씨, 영풍-장씨 독립경영 체제”

장형진(왼쪽) 영풍그룹 고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오는 3월 주총안건을 두고 고려아연과 영풍의 장외 신경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고려아연은 영풍이 27일 배포한 입장문에 대해 조목조목 재반박했다.

먼저 정관변경의 경우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기존 정관의 신주인수권 관련 제한 규정을 삭제해 사실상 무제한적 범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허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이 의안은 제3자배정에 따른 신주 발행한도(액면총액 400억 원)를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등 그 내용의 실질적인 변경이 없다”면서 “현행 표준정관에 따라 상법, 자본시장법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개정하는 것으로 제3자 배정을 통한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 배제는 경영상 목적 달성에 필요한 경우로 제한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으므로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제한되거나 불리해지는 사정은 특별히 없다”고 밝혔다.

정관변경 목적에 대해 영풍은 “양측이 동업 관계로 정관 작성 당시 양사의 경영진이 합의 하에 만든 정관을 한 쪽이 일방적으로 개정하려 하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가치인 약속과 신뢰를 깨트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72년간 최씨와 장씨 두 가문의 동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고려아연은 최씨일가가, 영풍은 장씨일가가 각자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태의 본질은 주주권익 보호가 아니라 영풍 경영진이 ‘독립경영 체제’라는 동업자간 불문율을 깨뜨리고 경영에 간섭하는 등 신의를 져버린 것”이라 꼬집었다. 영풍 경영진이 계열사를 총동원해 사들인 고려아연 지분 매입 규모는 지난해 한 해만 2000억 원 수준에 달한다.



고려아연의 배당성향과 관련해 영풍은 "배당성향의 분모가 되는 당기순이익이 무려 3분의 1가량 폭락하면서 마치 배당성향이 높아진 것처럼 착시 효과를 일으킨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제련사업은 글로벌 원자재 수급 및 제련수수료 변동에 따라 특정 기업이 아닌 제련업계 전체가 함께 영향을 받는 구조”라며 “만성적인 적자구조에 허덕이고 있는 영풍이 고려아연의 경영실적을 지적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라 반문했다. 이어 “영풍의 주장은 주주권익이 아니라 배당금이 축소되면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영풍 경영진을 위한 것”이라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양사의 격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고려아연 매출액(별도 기준)은 2022년 8조814억 원으로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한 반면 영풍 매출액은 같은해 1조7936억 원으로 고려아연 매출액의 22%에 불과했다.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고려아연의 최근 5년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꾸준히 증가해 2022년에 1조 원에 육박한 반면 영풍은 2021년 728억 원 적자에 이어 2022년에는 1000억 원 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 투자 업계 전문가는 “과도한 주주환원은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지만, 결국 주가 하락으로 귀결된다”며 “지분싸움을 벌이고 있는 장씨 일가 입장에선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할수록 오히려 주식을 싸게 매입할 기회”라 설명했다.

한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은 그동안 고려아연 지분 경쟁을 벌여왔다. 현재 최 회장 측과 장 고문 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0%대 초반으로 비슷하다. 이 때문에 ‘한 지붕 두 집안’인 고려아연의 최 씨 측과 장 씨 측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표 대결을 벌이게 됐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영풍그룹을 설립한 이후 지난 75년간 고려아연은 최 씨 일가가, 전자 계열은 장 씨 일가가 맡아서 경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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