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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 활력 높여 양질의 일자리 늘리는 게 ‘고용 미스매치’ 해법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 나왔다. OECD 기준 대기업(250인 이상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종사자 비중이 미국 57.6%, 프랑스 47.2%, 영국 46.4%, 독일 41.1%, 일본 40.9%에 이르는 반면 한국은 13.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고영선 KDI 연구부원장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고 부원장은 2022년도 기준 중소기업들의 임금 수준이 5~9인 사업체의 경우 300인 이상 사업체의 54%에 그쳤다고 밝혔다. 100~299인 사업체의 임금 역시 300인 이상 사업체 대비 71%에 불과했다. 이 같은 임금격차 등으로 인해 청년들은 대기업의 질 좋은 일자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에 비해 대기업 일자리는 부족해 고용 불일치 현상이 커지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체 취업자는 2774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8만 명 늘었으나 15~29세의 청년층 취업자는 같은 기간 되레 8만 5000명 줄었다. 중소기업이나 지방에 있는 기업 등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인데 청년들은 근로조건이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일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대기업과 강소 기업 등이 만들어내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푸는 열쇠다. 특히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차세대 자동차, 바이오, 우주, 방위산업과 같은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서 기업 활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전방위 지원이 시급하다. 대기업 투자·고용의 발목을 잡는 근로시간 제한 등 각종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더 성장할 경우 발생하는 추가 규제 부담 때문에 성장을 미루는 ‘피터팬증후군’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대기업 등의 과도한 ‘모래주머니’들을 제거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들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혁신 기술을 가진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을 집중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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