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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독점’에도…에코프로, LFP 소재 국산화 나선 이유는 [빛이 나는 비즈]

에코프로비엠 본사 전경. 사진제공=에코프로




중국은 글로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을 꽉 잡고 있다. LFP 배터리는 K배터리가 주력 생산하는 하이니켈 배터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FP 배터리 채택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국내 배터리 회사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LFP 소재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에코프로(086520)그룹을 중심으로 민·관·학 공동 연구가 추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부터 LFP 전지 개발 국책과제 추진


2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LFP 전지 개발 사업’에 참여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산업부는 2026년까지 LFP 전지 개발 사업에 16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업부담금(70억원)까지 포함한 총사업비는 230억원이다.

이 프로젝트의 두 가지 주요 목표는 △LFP 배터리 양극 소재의 국산화 △세계 최고 에너지 밀도를 가진 LFP 배터리셀 제조 기술개발이다. 특히 세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현재 160Wh/kg→목표 200Wh/kg) 제품 개발을 위해 기존보다 양극 전극을 두껍게 만들어 최대한 많은 리튬 이온들이 셀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두꺼워진 양극 전극이 리튬 이온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하지 않도록 적합한 전해질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2022년 10월 포항에서 열린 에코프로이엠 CAM7 준공식에서 이동채(왼쪽 세번째부터) 전 에코프로 회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SDI


LFP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는 에코프로비엠을 중심으로 에코프로에이치엔, 삼성SDI(006400),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씨아이에스(222080), 쉐메카 참여로 진행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을 포함한 연구기관과 성균관대와 한양대 교수들도 참여한다. 삼성SDI가 최종 완제품인 배터리 셀, 에코프로비엠이 셀 원가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를 맡고 있는 만큼 두 회사의 중요성이 크다. 이미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주요 소재 회사 중 하나다. 양사가 합작 설립한 에코프로이엠은 포항에서 양극재를 양산하고 있다.

업계에선 기술 개발과 관련한 큰 난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LFP 관련 기술이 처음 세상에 나온 게 2003년으로 20년 이상 지난 기술이기 때문이다. 2003년 하이드로퀘벡과 몬트리올대학이 일반 기업에 LFP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최초로 부여한 게 최초다.

LFP 양극재 생산 내년부터라는데


에코프로비엠이 목표로 하는 LFP 양극재 생산 착수 시점은 당장 내년이다. 이에 앞서 올해 안에 LFP 배터리용 양극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연구개발본부 내 LFP 전담팀도 꾸리며 보급형 라인업을 갖추고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차별화된 기술인 하이니켈뿐 아니라 미드 니켈과 LFP배터리 소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나가자”며 “기술 쿠데타를 일으키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LFP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 완성차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스텔란티스는 세계 최대 배터리 회사인 중국 CATL과 유럽에 LFP 배터리 공장을 설립키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CATL은 테슬라, 폭스바겐, 현대차에 이어 스텔란티스에도 LFP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CATL의 LFP배터리가 전시돼 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LFP 배터리 침투율이 47%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FP 비중은 17%에서 지난해 37%로 올랐으며 올해는 41%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포드, 볼보, 폭스바겐이 LFP 적용 모델을 늘릴 예정이다.

다만 2025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이 북미 시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중국을 포함한 해외우려기업(FEOC)으로부터 조달한 핵심 광물이 들어가는 경우 IRA에 따라 구매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양극재, 동박 등이 핵심 광물로 지정된 상태다. 북미 전기차 시장에선 K배터리의 LFP 배터리 점유율 확대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국내 배터리 셀 및 소재 업계가 전기차용 LFP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재 업계도 보폭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025년 양산, 포스코퓨처엠 또한 2025년 LFP 양극재 2만톤을 생산하고 2030년 15만톤 규모의 LFP 양극재를 생산할 방침이다.

“中 따라잡기 쉽잖아” 지적도


다만 LFP 시장에서 K배터리가 중국을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중국 CATL, BYD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원재료, 소재, 배터리 생산 측면에서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지 오래다. 이와 관련해 김준형 당시 포스코퓨처엠 대표(현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는 지난달 22일 고부가가치 하이니켈 양극재 전용 공장 착공식에서 “LFP는 재활용도 안 되고 가공비와 원료가 저렴해 양극재 회사가 마진을 붙일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셀 업계도 소재 업체들의 개발을 느긋하게 기다리진 않겠다는 심산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상주리원과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용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올해부터 5년간 양극재 약 16만톤을 공급 받기로 했다. 이는 400㎞ 이상 주행가능한 전기차 10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양사는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 공급을 논의할 예정이다. 상주리원은 중국 난징에서 2021년 설립된 양극재 생산 업체로 연간 31만톤의 LFP 배터리용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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