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외교 접촉을 재개하는 계기가 된 1983년 ‘중국 민항기 불시착 사건’ 당시 비행기 납치범과 단독 협상을 벌인 김응열(사진) 예비역 육군 중장이 3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세.
고인은 육군 2군단장이던 1983년 5월 5일 납치범 6명이 중국 민항기를 납치해 대만행을 요구하며 춘천 미군기지에 불시착했을 때 비무장 상태로 통역관 1명, 연합사 작전참모 1명과 함께 비행기 안에 들어가 3차례 협상을 벌인 끝에 탑승객 전원을 경찰에 인계했다.
중국은 1953년 휴전 후 한국과 공식 접촉이 없었지만 비행기 승객 중 미사일 전문가를 구해내려고 적극 협상에 임한 덕분에 양국 간에 외교 전문이 오갔다. 승객은 모두 중국으로 돌아갔고 납치범들은 한국에서 복역 후 대만으로 추방됐다. 중국은 이에 대한 답례로 사건 다음 해인 1984년 공산권 국가 중 처음으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참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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