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사이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양상이다. 증시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찍으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S&P500 지수가 현재 고점인 5100 선을 넘어 5400 선까지 갈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반면 채권시장은 약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마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점쳐지면서 저점매수 움직임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주식전략가는 3일(현지 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S&P500 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종전 5000에서 5400으로 상향 제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주말 종가인 5137.08보다 약 5% 높을 뿐 아니라 월가에서도 가장 높은 목표치”라고 전했다.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지표들이 앞으로 더 강력한 수익 증가와 놀라운 수익 회복력을 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S&P500 지수는 올 들어 7.7% 오른 데 힘입어 지난해 말 월가 전문가들의 전망치 평균인 4899.40까지 제친 상태다. 바클레이스와 골드만삭스도 연말 전망치를 각각 5300, 5200으로 상향했다.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연말 전망은 4500으로 유지하면서도 주식의 강세가 지금까지의 ‘매그니피센트7’ 중심에서 향후 다양한 종목으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 시장 상황은 정반대다.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4.5%를 제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핌코·BNY멜론·티로프라이스 등이 현재 4.2% 안팎인 10년물 금리가 4.5%까지 상승(국채가격 하락)한 뒤에야 매수에 들어갈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직도 내려갈 곳이 남았다는 의미다. 마이클 크루질 핌코 포트폴리오매니저는 “4.5%는 매수하기 좋은 구간”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상당수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국채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다. 미국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이 예상외로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계속 후퇴했고, 피델리티·알파심플렉스 등 여러 기관투자가들이 채권 포지션을 크게 축소한 상태다. 문제는 당분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캐피탈그룹은 경제 활황이 이어지면 10년물 금리가 5%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라 저지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분석가는 “경제지표가 계속 강세를 보이면 올해 세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연준 점도표상 전망도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시장은 6~7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출석 발언과 2월 고용보고서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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