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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업무평가 '자화자찬'…쓴소리 사라진 4대 금융지주

지난해 내부평가로 최고점수 부여

공정성 저하에도 개선 의지 안보여





‘거수기’ 금융권 사외이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지만 정작 사외이사 내부 평가는 자화자찬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업무에 대해 외부 평가 없이 사외이사들끼리 ‘자평’하다 보니 경영에 약이 될 ‘쓴소리’를 할 사람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공개한 2023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임하고 있는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0명은 전원 ‘최고 수준’ ‘최우수’ 등의 평가를 받았다. 지주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전문성·기여도 등의 지표를 평가한 결과다. 사외이사별 평가 총평은 “최고 수준의 전문가 면모를 보여줬다” “탁월한 리더십을 갖췄다”와 같은 문구들로 채워졌다.

4대 금융지주은 모두 사외이사 평가 방식이 자기 평가와 동료 평가 방식이다. 사외이사 스스로에게 점수를 주고 다른 사외이사의 활동도 평가하는 식이다. 이사회 사무국이나 직원 평가를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이사 간 상호 평가 비중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평가 주체부터 객관성을 갖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편향적인 평가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외부 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 기관이 없고 내부 자료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가 소속된 기관에 기부금을 기탁하는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들이 소속된 대학이나 학회에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의 기부금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KB금융은 오규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가 회원인 학회 3곳(한국재무학회·한국파생상품학회·한국증권학회)에 지난해 총 1억 7500만 원을 기부했다.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윤재원 사외이사가 속한 홍익대와 한국회계기준원에 각각 14억 원, 2억 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열린 이들 금융지주 이사회에 올라온 의결 안건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사외이사는 한 명도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객관성을 잃은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오명을 벗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이사회 귄위를 높이기 위해서는 외부 평가를 실시하고 기부금 관행도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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