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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해소책 제시 긍정적…'의료 대란' 균형 있게 다뤄야"

[서경독자권익위 3월 정례회의]

아이들 '사회 부품'으로 바라보는 시각엔 불편함

의대 증원 갈등도 정부·의료계 과실 함께 지적을

생소한 단어·표현 남발…구체적 설명·근거 필요

밸류업' 보도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본질 꿰뚫어

8일 서울 종로구 연세대 이승만연구원에서 열린 서울경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권욱 기자




서울경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가 8일 서울 종로구 연세대 이승만연구원에서 3월 정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현정택 위원장(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을 비롯해 김세호 위원(전 건설교통부 차관), 양준모 위원(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심상민 위원(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희숙 위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례회의에서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의료계 반발로 인한 의료대란과 저출생의 원인을 짚어보고 해법을 제시한 ‘저출생, 이것부터 바꾸자’ 시리즈 보도에 대한 토론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위원들은 의료대란과 저출생 등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주제들을 선정해 기사로 다룬 것은 좋았으나 심도 있는 분석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보도한 본지 3월 4일 자 4면.


의료대란 보도에 대해 위원들은 일방적으로 의사들을 매도하는 듯한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세호 위원은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해묵은 의료 현장의 문제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불쑥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밝힌 정부 측의 섣부른 행태도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료계 양측의 과실과 문제점을 균형감 있게 다루고 앞으로 개선 방향에 대한 양측의 주장을 비교할 수 있는 기사를 통해 당면 갈등을 해소해나가는 방향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 위원은 “우리나라 보건 산업은 시장경제 논리 아래서 의료 가격 규제 등을 실시한다”며 “지금 의료 수가 문제로 누군가는 희생을 하는데 그 당사자가 전공의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는 의사를 지지하는 학자들을 비판하고 또 서울경제신문을 비롯한 많은 언론이 의사들을 이기적인 집단으로 몰고 가는데, 이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기사에서는 이런 부분을 균형 있게 다뤄야 하고 서울경제신문이 이런 문제들을 주도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심 위원은 2000년 발생한 의약분업 사태를 예로 들면서 “당시 정부가 의약분업 도입을 발표해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엄청났고 이번에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의료계에 혼란이 발생했다”면서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된 문제들을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깊이 있게 다루고, 의대 증원 논란이 계속 반복되는 것과 관련한 기사들은 돋보이게 다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의대 정원' 서경 여론조사, 언론 역할에 충실

현 위원장은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서울경제신문이 권위 있는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과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은 중요한 정책 수립을 위한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 위원장은 또 “서울경제신문이 의대 증원 갈등과 관련한 한 방송사의 토론회 내용을 다뤘는데 방송보다는 활자 매체가 이런 토론을 차분히 주재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제대로 유도하는 방법이라고 본다”며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서울경제신문에서 시리즈 형식의 대담이나 토론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저출생 문제를 다른 시리즈 ‘저출생, 이것부터 바꾸자’가 보도된 본지 2월 15일 자 4면.


위원들은 또 ‘저출생, 이것부터 바꾸자’ 시리즈 보도에 대해 저출생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제시한 점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출산 당사자인 부모와 자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김희숙 위원은 “여성의 출산·육아에 대한 가족과 사회의 이해, 일·가정 양립, 주거 문제, 과도한 경쟁 및 정치권이 유발한 20대 남녀 갈등 등을 서울경제신문에서 잘 다뤘고 저출생으로 인해 미래 사회에 나타날 문제점도 잘 짚었다”며 “하지만 일부 기사는 우리 아이들을 사회를 지속시키는 데 필요한 부품으로 바라보는 듯한 시선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가임기 여성들이 이런 기사를 접할 때 자신이 낳을 아이가 현재 또는 미래 사회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하나의 부품으로 인식한다면 힘들게 일과 양립하며 출산하고 육아를 하지 않을 것 같다”며 “저출생과 관련한 기사에서 조금 더 부모와 자녀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단어나 문장 표현 등을 세심하게 신경 써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은 “저출생 시리즈에서 서울경제신문은 ‘저출생 정책의 컨트롤타워에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으나 저출생의 원인으로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결혼 자체를 꺼리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의 대책은 양육비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양육 비용보다는 결혼을 하지 않는 세태 등 사회·문화적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더욱이 정부의 양육비 지원이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만 증가하고 실질적인 양육 부담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심층 보도도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현 위원장은 “저출생 시리즈의 기획은 좋았는데 시작을 산후조리원 문제로 한 것은 사안의 중요성에 비춰 작은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 느낌이었다”면서 “또 시리즈 기사의 게재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는데 좋은 시리즈는 기획도 충실하게 해야 하지만 보도 날짜도 규칙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계적이고 충실한 내용의 시리즈물을 만들어 정부 정책과 기업의 대응에 도움을 주고 나중에 시리즈 기사를 모아 책자나 리플릿으로 만들어 훌륭한 참고 자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원 무기화에 대해 다른 본지 2023년 12월 12일 자 5면.


이번 정례회의에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보도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현 위원장은 “정부가 일본의 주식 저평가 개선 프로그램을 본떠 2월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 서울경제신문의 기사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가 자체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기업이 활동하기 좋게 하는 대책이라는 본질을 잘 꿰뚫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의 발표를 따라가는 보도보다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는지를 중심으로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세호 위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관련 기사들은 사실 보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증시 밸류업과 관련해 단순 팩트 보도 수준을 넘어 방향성을 제시하는 보다 심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우리나라 증시의 밸류업 문제는 경제지 입장에서 지대한 관심을 갖고 다뤄야 할 과제”라면서 “경제지를 구독하는 독자들의 수준과 기대를 감안해 보다 폭넓고 전문적인 수준의 대안까지 적극 다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사나 제목에서 어렵고 모호한 표현을 줄여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R&D 삭감, 현장 목소리 더 많이 반영 했어야

김희숙 위원은 “과학 용어를 기반으로 기사를 작성할 때 좀 더 과학적인 설명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2일 자 ‘실리콘 음극재 개발 각축전’ 기사를 예로 들며 “포스코 뉴스룸 등에서 설명하는 실리콘 음극재에 관한 과학적 정보만 추가해도 기사가 좀 더 전문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 위원은 기사에서 생소한 단어나 표현이 다소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월 6일 자 기사에서 ‘뉴삼성 2.0’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삼성’과 ‘뉴삼성’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고, 또 뉴삼성을 ‘1.0’과 ‘2.0’으로 구분하는 근거와 배경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며 “2월 26일 자 ‘아이폰 쇼크’ 제목 역시 신선한 충격으로 간주해 사용했다고 해도 해당 기사의 핵심 메시지인 혁신, 새 도약 등을 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기사를 강조하기 위해 ‘린치핀’ ‘빅블러’ ‘리걸테크’ 등 강하고 함축적인 단어를 사용해 오히려 뉴스 전달력을 깎아내리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희숙 위원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따른 현장의 목소리 부재도 언급했다. 그는 “국가 재정 상황에 따라 R&D 예산은 조정될 수 있겠지만 진행 중인 연구 과제의 예산을 30~50% 일괄 삭감한 것은 과학기술 생태계를 와해시킬 수 있다”면서 “예산 삭감으로 인해 연구 현장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혼란을 겪고 있는데 서울경제신문에는 관련 기사가 없어서 아쉬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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