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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N 모두 사령탑 교체 '새판짜기'…신규 IP 확보 위한 M&A도 강화

[레벨업 K게임] <하>체질 개선 나선 게임사

엔씨 창사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로

NXC는 사외이사 영입·감사위 설치

경영진 물갈이·조직개편 잇따라

실탄 확보한 크래프톤·위메이드 등

투자전문가 전진배치…M&A 적극





‘실적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해 경영진 및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인적 쇄신을 통해 침체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 효율화도 추진한다. 기존 성공 방정식을 벗어나 유망 게임 개발사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를 진행해 지식재산권(IP)을 확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인 3N·2K(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중 크래프톤을 제외한 게임사들은 최고 경영자를 교체한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한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M&A 전문가로 굵직한 딜을 여러번 성사시켰던 박 대표 내정자의 영입은 엔씨소프트가 본업인 게임 개발에 집중하면서도 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김택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는 박 대표 내정자 영입과 함께 최고사업책임자(CBO) 3명을 중심으로 주요 개발·사업 조직을 개편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수장을 바꾼다. 2016년 카카오게임즈 통합 법인 출범 이후 8년여 간 회사를 이끌던 조계현 대표 대신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사령탑을 맡는다. 한 내정자는 쇄신TF장을 맡아 카카오게임즈의 전략적 사업 계획을 위해 필요한 과제를 점검하고 실질적인 쇄신 방향을 논의한다. 한 내정자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 및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 아이나게임즈 최고운영책임자(COO), 텐센트코리아(한국지사) 대표를 거쳐 2018년 카카오게임즈에 합류했다.

넥슨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도 경영진을 대거 교체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2014년부터 일본 본사를 이끈 오웬 마호니 대표 대신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새 수장으로 내정됐다. 넥슨코리아는 15년 만에 공동대표 체제를 택했다. 이 대표 내정자의 후임으로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내정됐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NXC) 이사회도 개편됐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외 이사를 영입하고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실적 반등이 절실한 넷마블은 신임 각자 대표에 경영기획 담당 임원인 김병규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넷마블은 김 신임 각자 대표 내정자가 권영식 각자 대표와 함께 넷마블의 새로운 변화와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컴투스도 카카오 부사장 출신의 남재관 사업경영담당 부사장을 내정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고 글로벌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창업자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장현국 전 대표 대신 대표이사 회장을 취임했다. 12년 만에 경영 일선에 전면 복귀해 게임·블록체인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책임 경영에 나선다.

게임 업계에서는 경영 효율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작의 조기 강판도 이례적으로 발생했다. 최근 넥슨은 얼리 액세스로 출시했던 ‘베일드 엑스퍼트’와 ‘워헤이븐’을 각각 7개월, 4개월만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은 지난달 말 대전 액션 게임 '웨이크러너' 개발을 종료했다. 같은달 초 첫 공개 테스트에 들어갔지만 한 달도 채 안 돼 개발 중단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반응이 미지근한 게임에 투입된 인력 등 자원을 다른 게임 개발에 투입하고 추가 지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도 엔트리브소프트를 폐업하고 이 회사가 운영하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트릭스터M’, ‘프로야구H2·H3’도 서비스를 종료했다. 엔씨소프트는 분홍색 너구리 모양의 캐릭터 ‘도구리’(DOGURI) 사업 규모도 축소한다.

조직 개편도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퍼블리싱 조직을 개편했다. 신규 IP가 더욱 빠르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탈바꿈했다. 사내 AI 적용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도 신설했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AI 기술력을 활용해 게임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활용 AI 기술 중심으로 연구 역량을 집중한다.

게임사들은 투자를 통해 IP 확보에 나서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스케일업 더 크레이티브(Scale-up the Creative)’라는 전략으로 투자를 본격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피플캔플라이, 플레이긱 등 게임사 9곳에 투자를 단행했다. 현금 1조 5000여억 원을 확보한 엔씨소프트는 M&A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M&A 전문가인 박 내정자가 총지휘할 계획이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개발사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컴투스는 최근 신생 게임사 에이버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넥슨 신규개발본부장을 지낸 김대훤 전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에이버튼의 MMORPG의 공급 판권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위메이드도 ‘나이트 크로우’ 개발사인 매드엔진의 인수를 추진한다. 웹젠과 네오위즈는 각각 하운드13과 블랭크게임 스튜디오에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넥슨게임즈(구 넷게임즈)와 엠바크 스튜디오를 인수해 경쟁력을 강화한 것처럼 게임사들도 새로운 활로를 찾고자 투자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신진 홍익대 게임학부 교수는 “개발 자율성과 각 게임사 고유의 문화를 인정해주는 것이 성공적인 M&A를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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