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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증원에 ‘이공계 인재 유출’ 우려 커져

이공계 재학생·직장인 등 의대 열풍 거세져

지역인재 없는 '경인권 의대'로 지원자 몰려

교수들 "이공계 진학 위한 지원책 마련해야"

20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한 시민이 정부의 전국 의과대학별 정원 배정 결과 발표를 바라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정부에서 발표한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은 당장 올해 입시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지방을 중심으로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입시생들을 중심으로 '의대 열풍'이 더 거세게 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직장인과 이공계 재학생을 중심으로 의대 진학을 위한 입시가 늘면서 사육비도 덩달아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 정원 증원에 따라 의대 진학을 위해 입시에 재도전하는 대학 재학생, 직장인 등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대 문턱이 낮아지면서 기존에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교육업체 메가스터디교육은 직장인들의 문의가 쏟아지자 지난 18일 서초 의약학 전문관에 의대 전문 직장인 대상 야간특별반인 '수능 ALL in 반'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현재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전국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이 잇따르는 가운데, 휴학한 지방권 의대생들의 재수가 속출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이 경인권과 비수도권에만 배정되면서 증원 규모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재학생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인권의 경우 '지역인재전형'이 없어 비수도권에 비해 지원 조건의 문턱이 낮은 것도 수험생들의 도전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선 배정을 받지 못한 서울 지역 의대는 합격선이 변하지 않지만 경인권 의대는 지원이 급증해 합격선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로 늘어난 의대 정원 규모 총 5058명에 달해 2024학년도 입시 기준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자연계열 학과 모집인원 총합인 5443명에 맞먹는 수준이다. 이에 최상위권 대학의 이공계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평생 자격증'인 의대를 향해 반수에 도전하는 현상이 가속할 수 있다. '의대 블랙홀'로 최상위권 인재들이 몰릴 경우 이공계 인재 유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2025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 또한 이공계가 아닌 의대로 목표를 수정할 수도 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이미 이공계열 반수생과 수험생들 사이에서 반향이 컸는데, 숫자가 확정된 이상 '열풍'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공계 대학 교수들은 의대생 증원의 '속도 조절'과 함께 '이공계 지원' 또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4대 과학기술원의 반도체학과 교수는 "지금도 학교 최상위권 학생들이 전부 '메디컬'로 빠지고 있다"며 "그동안 의사들이 쌓아온 장벽이나 시스템이 너무 공고해서 뭔가 '충격'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을 통해 의사인력 공급을 늘려 의사와 다른 직역의 수입 격차가 너무 큰 '의사 프리미엄'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가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등 학과를 많이 만들고 인원도 늘렸지만 졸업 후 취업이나 진로가 보장되는 경우는 소수 계약학과에 불과하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를 둔 (의대) 정원 조정이 필요한 것 같다"며 최상위권 인재들의 이공계 진학 희망을 위한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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