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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고 욕해라? 전남 의대 신설 '단독' 강력 의지 노관규 순천시장 "난 온실화초들과 다르다"[전남 톡톡]

김영록 지사 '통합 의대' 사실상 반기

"옳은 일에 어줍잖은 정치논리 안된다"

아픈 가족사에 "죽다 살았다"는 시의원

동·서 갈등 운운할 때 이미 체계적 준비

전국 첫 지역완결형 공공의료 체계 주목

노관규 순천시장이 지난 21일 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순천시 공공보건의료 마스터플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통합' 시간은 촉박하고 불가능하다는 순천

‘대학 통합·통합 의대 신설’ 현실 가능할까. 전남권 의대 설립에 대한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이 같은 입장을 강하게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순천(순천대)과 목포(목포대)는 김영록 지사의 전남권 의대 설립 추진 방향에 동조하며 함께 힘을 실어줄까.

남은 시간이 촉박한 현재. 이 모두다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만든다면 김영록 지사의 정치적 위상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수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김 지사의 의중에 ‘옳은 일에 어줍잖은 정치논리가 일을 더욱 그르치다’는 메시지(자신의 페이스북)를 남기며 순천 단독으로 전남권 의대 설립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동·서 갈등이다. 지난 경전선 우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기업) 유치전에서도 전남도와 정책 논리를 펼친 결과 노관규 시장이 판정승을 거둔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전남권 의대 설립에 대한 향방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영록 지사의 ‘통합 의대'냐, 노관규 시장의 ‘단독 순천 유치’냐에 대한 정부의 판단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참고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전남도청 민생토론회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의 전남권 국립 의대 설립 건의에서 조건을 붙었다. 김 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목포대·순천대를 묶은 통합의대가 아닌 한 지역·대학을 정해야 하는 미션을 던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전남도청 민생토론회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의 전남권 국립 의대 설립을 약속하면서도, 김 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목포대·순천대를 묶은 통합의대가 아닌 한 지역·대학을 정해야 하는 미션을 던졌다. 연합뉴스


#갈등 조장 비판 받아도 난 일만 생각”

“난 정치인으로서는 무간지옥을 경험하고 살아나온 사람이다. 온실화초들과는 다르다. 전남의대 위치 문제로 이해관계에 있는 지역들과 공직자들이 순천대학교 의대를 고집하는 날 씹고 욕한다고 들었다. 욕해라. 난 오직 일만 생각한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전남권 의대 신설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내용이다.

‘욕먹어도 좋다’며 강력하게 전남권 의대를 순천 단독으로 유치하겠다는 노 시장. 실질적으로 그를 비판하는 목포 등 서부권 일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서부권에서 나온 비판처럼 노 시장의 단순한 몽니일까. 그렇지 않아 보인다.

‘삼보일노’라는 또 다른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일 하나는 똑부러지게 한다’는 순천은 물론이고 전남을 넘어 전국에서도 노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가 전남권 의대 설립을 비롯한 의료체계 확립을 절실히 외치며 정치적 승부수까지 거는 이유. 파킨슨병 아내·뇌출혈 아들…. 지난 2022년 7월 1일 화합과 통합을 위해 12년 만에 취임식 단행한 노관규 순천시장이 “내 가족처럼 시정과 순천을 보살피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아픈 가족사를 꺼냈다. 노 시장의 진정성에 묵직한 울림마저 다가왔다는 순천시민들의 목소리다.

여기에 지난 8일 순천시의회 A의원이식사 후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순천성가롤로병원으로 이송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의식 불명상태가 되자 김영진 시의원의 부탁을 받은 노관규 시장은 친분이 깊은 서울 소재 병원 관계자에게 자문을 구한 후 골든 타임을 우려 대형병원으로 가지 않고 성가롤로병원 저체온치료기로 치료를 받도록 도움을 줬다. 저체온치료기는 신경과 뇌 손상을 최소화해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신경학적 진료로 골든타임이 존재하는 질환에 주로 사용된다. A의원은 이후 상태가 호전돼 지난 18일 퇴원했다. 지난 20일 감사 인사를 하러 어머니와 함께 시장실을 방문한 A의원은 “죽다 살았다”며 울컥하기도 했다.



노 시장 그가 왜 전남권 의대 단독 설립과 누구보다 의료체계 완성에 대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 21일 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순천시 공공보건의료 마스터플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서 노관규 순천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전남권 의대신설’에 대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의대 유치 준비된 순천, 미래까지 내다봤다

전남도의 통합의대 방침에 동조해 달라는 협조 요청에도 노관규 순천시장은 ‘정치적 노름판을 돌리다 이도 저도 안된다’는 판단으로 순천 단독 유치와 함께 이미 미래를 내다 보는 획기적 의료체계를 현실화 시켰다. 단순히 의대 유치가 아닌 장기적 플랜을 세워 놓은 그의 의료정책에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아무도 준비 않고 고민하지 않고 있는 것을 순천시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나섰다. 순천시내에 흩어져있는 병원들을 잘 조율해서 마치 대학병원이 있는 것처럼 운용되게 하는 것이다. 순천시가 전국 지자체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의 메시지가 허투로 들리지 않는다.

의료대란 장기화로 위급 환자들이 정상적인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순천이 전국 최초로 추진 중인 공공보건의료시스템인 ‘지역완결형 공공의료 체계’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광역단체도 아닌 기초단체가 이러한 정책을 펼쳤다는 사실에 전국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순천에는 병원급 6개와 응급의료기간 4개 등 총 331개 병의원이 있다. 시는 지역 의료기관 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공공보건의료 재단을 설립해 이들 지역 병원을 하나로 묶어 대학병원처럼 운영하는 공공의료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순천은 순차적으로 지난해 현대·미즈 두 병원을 설득하고 협력을 이끌어내 심야·주말 소아응급문제를 해결했다. 앞으로 권역심뇌혈관 지원센터등을 유치해서 지역병원이 응급환자 3차진료기관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나가는 등 지혜를 모으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역병원들을 컨트롤해나갈 재단설립도 추진 중이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도시 순천을 꿈꾸어본다”는 노관규 순천시장의 뚝심.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대성공으로 전국의 롤모델이 된 순천이 또 다시 기적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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