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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ELS배상위' 설치…이르면 내주 손배 절차 돌입

◆우리銀 이어 두번째 결의

투자자들 만나 배상금 협의 추진

상반기 지급 규모만 1500억 전망

올 연말 만기, 내년에야 보상 받아





하나은행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관련 위원회와 지원팀을 신설하고 배상 절차에 본격 돌입한다. 이미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들이 있는 만큼 신속히 개별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자율 조정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이 조만간 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제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은행권의 자율 배상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금감원의 분쟁 조정 기준안을 수용해 홍콩H지수 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 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요 판매 은행들 중 우리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자율 조정을 결정한 것이다.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가 본격적으로 배상 실무 단계로 넘어가는 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홍콩H지수 하락에 따라 만기 손실이 확정됐거나 현재 손실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한 투자자 보호 조치를 실행함으로써 투자자들의 불확실성 해소와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며 “바로 개별 투자자에 대한 접촉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배상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ELS 판매 잔액은 2조 1183억 원으로 추산된다. 4대 은행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올 상반기에만 7526억 원 규모의 만기가 돌아온다. 상반기 만기 도래 상품의 경우 판매 당시인 2021년 상반기 홍콩H지수가 1만∼1만 2000 선에 달했지만 현재는 최고점 대비 50% 넘게 하락한 5700 선에 머물고 있어 손실 확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2021년 7월부터는 지수가 8000~9000 선까지 떨어진 만큼 올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부터는 판매 시점, 상품 구조에 따라 손실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 구체적인 조정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평균 배상 비율이 40%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절반(50%)의 손실과 평균 40% 배상을 가정하면 상반기에만 약 1505억 원, 올해 전체로는 약 4237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원금의 70%가량을 배상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미 손실이 확정된 고객이 있어 이르면 다음 달 초 배상 확정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배상 비율을 확정하기 위해 소비자 보호 그룹 내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위원회’와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지원팀’도 신설했다. 자율배상위는 관련 법령 지식이 풍부한 외부 전문가 3인을 포함한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ELS 자율 배상 절차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고 원활한 손해배상 처리를 위한 체계적인 업무 수행을 지원할 것”이라며 “전담조직이 구성됨에 따라 조속히 배상 비율을 확정하고 배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이미 25일부터 가입자들에게 문자를 통한 배상금 지급과 관련한 안내에 나섰다.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가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배상액이 산정되고 이후 협의를 마치면 일주일 내로 배상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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