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2032년까지 수조원을 투자해 카지노 영업장과 호텔 신축, 웰니스센터 빌리지 구축 등에 나선다. 카지노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파라다이스시티,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와 같이 복합리조트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특히 2030년 일본 오사카에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문을 열 경우 고객 유출이 심각할 것으로 점쳐진 만큼 미리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내달 2일 강원도 정선에서 ‘K-HIT 프로젝트 1.0 발표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복합리조트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공개한다. 청사진의 핵심은 카지노의 경쟁력을 높이고 비카지노 사업을 강화해 복합리조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데 있다. 총 투자액 중 상당 부분은 카지노를 신축하고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데 쓰인다. 카지노를 신축하기 전까지 운영할 카지노 제2 영업장과 카지노 고객을 수용하는 호텔도 조성한다. 내국인 중심의 카지노에서 벗어나 외국인 고객도 적극 유치하기 위해 헬기 등 교통편을 제공하고 외국인 전용 게임존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비카지노 부문에서는 카지노 영업장과 하이원리조트를 연결하는 스카이브릿지를 1000억 원 들여 세운다. 웰니스센터와 빌리지 조성에 800억 원, 명품숲길 조성에 1000억 원, 시그니처 풀빌라에 300억 원을 투입한다. ‘제2 창업’ 수준의 투자를 진행해 시설을 탈바꿈하겠다는 강원랜드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강원랜드가 이같이 복합리조트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선 데는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영종도에 파라다이스시티에 이어 인스파이어가 최근 개장하면서 강원랜드가 카지노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일본 복합리조트까지 개장할 경우 강원랜드를 이용하던 내국인 고객마저 뺏길 수 있다. 실제로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따르면 연간 67만 명의 내국인 카지노 이용객이 일본으로 이탈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강원랜드의 대규모 확장이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행산업인 카지노는 엄격한 규제 대상으로 카지노 영업장 공간은 물론 게임기 하나 늘리는 것도 정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국내 독점적인 오픈 카지노(외국인과 함께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운영의 특혜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영업장에 대한 규제도 받는다. 강원랜드는 이 같은 투자 계획과 관련해 카지노 허가 담당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은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강원랜드의 보고가 오면 종합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