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1만5700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를 운행한 KTX가 오는 4월 1일로 개통 20주년을 맞는다. KTX는 고용확대와 수도권 기능 분산에 따른 국토 균형발전 등 유무형의 효과를 인정받으며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탈바꿈 시켰다. 숫자를 통해 지난 20년을 정리했다.
◇1 한국 최초의 고속철도=경부고속철도 건설이 첫 삽을 뜬 건 2004년보다 훨씬 이전인 1992년이었다. 최초 개통 목표는 1998년으로 IMF경제위기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었었다. 기존 계획을 변경해 단계별 건설로 수정된 사업계획이 만들어졌고 그 사이 프랑스 알스톰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차량도입계약이 체결되고서야 한국 최초의 고속철도 도입에 속도가 붙였다. 통상 시속 200㎞가 넘을 때 고속철도라고 하는데 KTX는 시속 300㎞속도를 냈다.
◇2 새마을호보다 2배 빨라=KTX도입 직전까지 최고속도 열차였던 새마을호는 시속150㎞였다. KTX는 도입초부터 이보다 2배 이상의 최고 시속 305㎞를 달렸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와 같은 속도에 공기저항을 줄여야 했기에 차량 머리 부분을 상어모양인 유선형으로 만들었고 차량 하부의 각종 부품도 덮개로 감쌌다.
◇3 3년 만에 1억 명 이용=KTX 누적 이용객은 개통 3년 21일만인 2007년 4월 21일 1억 명을 달성했다. 일본 신칸센의 3년 3개월 17일보다 앞선 기록이었다. 하루 운행횟수는 주말 기준으로 381회로 개통 초기 142회에 비해 2.6배 이상 늘었고, 20개였던 KTX정차역은 69개가 됐다. 하루 평균 이용객도 개통 첫해 7만 2000명에서 2019년에는 18만 명, 현재 23만 명으로 증가했다. 하루 최대 이용객은 31만 9000명(2023년 10월28일)이 최다 기록이다.
◇4 세계 4번째 고속철 개발국가=열차 도입 초기 프랑스 테제베를 기본으로 KTX를 국내 환경에 맞게 개량해 진동과 소음을 줄이고 탈선 등의 위기상황에서도 열차가 넘어가지 않게 구조화했다. 2008년엔 한국형 고속철도 차량인 KTX-산천을 개발했다. KTX-산천과 함께 한국은 일본, 프랑스, 독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 고속철도 기술 보유국이 됐다.
◇5 佛보다 5년 빨리 1억 명 달성=이용객은 매년 증가 추세다. 연도별로 2004년 1988만 명이 이용했고, 2016년 6462만 명, 지난해엔 8401만 명이 KTX를 타고 내렸다. 이들 이용객의 누적 추이를 보면 개통 2주만에 이용객 100만 명을 돌파하고 142일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섰다. 프랑스 테제베보다 누적 이용객 1억 명 달성을 5년 앞서 기록했다.
◇10 2023년 8월 이용객 10억 명 넘어=지난해 8월엔 누적 이용객이 10억 명을 넘었다. 개통 이후 19년 5개월 만이었다. KTX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은 단연 서울역이었다. 2004년 4만 4000명이 승하차하던 서울역은 이제 9만 6000명 가량이 타고 내리는 역이 됐다. 이어서 부산역(3만 6101명), 동대구역(3만 4875명), 광명역(3만 2107명), 대전역(3만1778명) 순이었다. 용산, 천안아산, 오송역은 2만명대 후반으로 뒤를 이었다.
◇20 국민 1인당 20번 이상 탑승=누적 승객 10억 명을 돌파한 뒤 현재까지 10억 5000명에 달하는 국민이 이용했다. 국민 1인당 20번 이상 KTX를 탔다는 얘기다. 20년 동안 운행 노선만도 4배 늘어났다. 2004년 개통 당시 경부선(서울~동대구는 고속선, 동대구~부산은 기존 경부선 이용)과 호남선(서울~대전은 고속선, 이후 목포까지는 기존 호남선 이용) 등 2개뿐었다. 2010년에는 경전선, 2011년 전라선에 KTX가 투입됐고 2015년에는 동해선, 2017년엔 강릉선에 고속열차가 다니기 시작했다. 2021년 중앙선, 중부내륙선까지 8개 노선이 추가됐다.
◇41 KTX의 여객 시장 점유율=KTX의 여객 시장 점유율은 41.4%. 항공기(4.5%), 고속버스(11.5%)를 압도하는 수치다. 개통 초기 46대에 불과했던 KTX편성도 현재 103대로 2배 이상 늘었다. 시속 300속도만큼 KTX의 장점은 수송능력이었던 셈이다. KTX운행을 시작으로 전체 철도의 수송 능력이 2배 이상 증가해 철도 여객점유울은 60.9%에 달하고 있다.
◇100 21년 100% 국내기술 ‘KTX-이음’ 운행=2021년에는 100%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 최초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KTX-이음이 운행에 들어갔다. 최고 시속이 260㎞인 KTX-이음은 시속 300㎞대인 기존 KTX나 KTX-산천에 비해서는 다소 느리지만, 국내에선 최초의 동력분산식 준고속열차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동력집중식이 기관차가 앞에서 끌고 가는 방식인 반면 동력분산식은 별도의 기관차나 동력차 없이 객차 밑에 모터를 분산 배치해 운행한다. 터널‧교량이 많은 한국의 철도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0 신형 KTX ‘EMU-320’ 최고속도 320㎞/h= 상반기에는 최고영업속도 320km/h로 제작된 EMU-320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올해 상반기 2대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총 19대의 EMU-320을 운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KTX의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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