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두 번째 경기에서 첫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터뜨려 본격적인 바람 몰이를 예고했다.
이정후는 30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치른 2024 MLB 정규 시즌 방문 경기 2차전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치고 타점 1개를 거둬들였다.
전날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에 희생 플라이로 1타점을 수확한 이정후는 두 경기에서 8타수 3안타(타율 0.375)에 2타점을 올리며 성공리에 적응 중이다. 샌프란시스코가 8대3으로 승리해 전날 패배(4대6)를 설욕하면서 이번에는 이정후가 웃었다.
데뷔전에서 5회에 중전 안타로 빅 리그 첫 안타를 신고한 이정후는 이날에는 1회 첫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렸다. 샌디에이고 선발 조 머스그로브의 초구 싱커를 그대로 지켜본 이정후는 2구째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번개처럼 휘둘러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쳤다. 2루 쪽으로 이동했던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은 이정후의 총알 타구를 따라잡지 못했다.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 안타는 이날 양 팀 타자가 친 타구 중 네 번째로 빠른 속도(시속 175㎞)로 측정됐다.
김하성은 이후 호르헤 솔레르의 타구를 멋지게 병살로 연결해 이정후가 2루에 닿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솔레르의 타구를 백핸드로 걷어낸 김하성은 2루수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토스해 이정후를 포스 아웃으로 요리하고 보하르츠는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적시에 던져 솔레르마저 아웃으로 잡았다.
2회 머스그로브의 몸쪽 컷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익수 뜬공으로 잡힌 이정후는 3대0으로 앞선 4회 1사 1·2루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했다. 머스그로브의 높은 속구를 결대로 밀어 중견수 앞으로 굴려 2루 주자를 홈으로 보냈다.
김하성은 팀 수비 전술에 따라 이번에도 거의 2루 뒤쪽에 서 있다가 타구를 막지 못했다. 원래 자리를 지켰더라면 병살로 처리할 수도 있었다.
이정후는 7회에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8회에는 날카롭게 뻗어간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간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서울에서 열린 개막 2연전에서 7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다가 29일 본토 개막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터뜨린 김하성은 이날 4타수 2안타를 쳐 올해 첫 멀티 히트를 작성했다.
2회 유격수 땅볼로 잡힌 김하성은 4회 깨끗한 좌전 안타를 날렸다. 6회에는 김하성의 뜬공을 중견수 이정후가 잡았다.
김하성은 9회 선두 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시즌 타율은 0.214(14타수 3안타)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 초 솔레르의 병살타 후 기회를 이어가 맷 채프먼의 중월 2점 홈런,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적시타를 묶어 3점을 먼저 뺐다. 4대2로 앞선 7회에는 솔레르와 채프먼의 징검다리 2루타 두 방과 윌머 플로레스의 중전 적시타를 엮어 2점을 보태며 승패를 갈랐다.
4번 타자 채프먼은 9회 왼쪽 펜스 너머 건물 상단을 때리는 대형 투런포를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홈런 두 방에 5타점을 홀로 쓸어 담고 승리에 앞장섰다.
샌디에이고는 4회 매니 마차도의 좌월 솔로포, 6회와 8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연타석 솔로 홈런으로 3득점에 머물렀다. 두 팀의 3차전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오전 8시 15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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