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가 월가의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와 이사회 이사 자리를 놓고 벌인 표 대결에서 완승했다.
디즈니는 3일(현지 시간)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제안한 이사회 멤버 12명 각각에 대한 재선임안을 주주들의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디즈니 주주로 월가의 행동주의 투자자인 펠츠가 이끄는 트라이언파트너스는 이사회 개편을 요구하며 펠츠와 제이 라술로 전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이사 지명을 요구해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거 CEO의 경우 94%에 달하는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이사회 멤버로 재선임됐다. 반면 펠츠는 31% 지지에 그쳐 이사진에 합류하지 못했다.
아이거 CEO는 “이사회와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보내준 주주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어수선했던 위임장 대결이 일단락된 만큼 우선순위인 주주를 위한 성장과 가치 창출, 소비자를 위한 창의적 우수성에 100%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디즈니 지분 1.8%를 보유한 트라이언파트너스는 지난해 11월 말 디즈니의 부실 경영과 경영 승계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사진 개편을 요구하며 대결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미 자산운용사 노이버거버먼과 미 최대 공적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디즈니의 최대 개인투자자 중 한 명인 아이작 펄머터 전 마블 회장의 지지를 업고 현 이사회와 경영진을 공격해왔다.
디즈니는 이에 맞서 기관투자가는 물론 창립자 가족인 스타워즈 제작자 조지 루커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의 미망인 로린 파월 잡스 등에게 지지를 요청했다.
주총 전날 디즈니의 최대주주인 뱅가드그룹과 블랙록의 경영진에 대한 지지가 트라이언파트너스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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