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0주년을 맞은 ‘짜파게티’의 팝업스토어가 서울 성수동에 열렸다. 농심(004370)은 이곳을 포함한 국내 매장의 외국인들에게서의 반응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짜파게티의 해외 진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내달 11일까지 플랜트란스 성수플래그쉽에서 분식점 콘셉트의 짜파게티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굵은 건면과 진한 맛이 특징인 신제품 ‘짜파게티 더 블랙’도 29일 내놓는다.
행사장은 특히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을 겨냥했다. 안내장엔 우리말 뿐만 아니라 영어·일본어·중국어가 적혔다. 현장 직원들도 외국어가 가능한 사람을 선발했다.
이를 통해 농심은 세계 시장에서 짜파게티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만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신라면과 달리, 짜파게티의 글로벌 진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런 이유에서 향후 외국인 비중이 높은 매장이나 짜장면의 발상지인 인천, 관광 상권의 리조트 등지에서 프로모션도 예정돼 있다. 심규철 농심 면마케팅실장은 “(해외 시장 공략에 있어) 짜파게티를 신라면 다음 브랜드로 육성해보려는 취지”라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짜파게티는 1984년 3월 출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신라면에 이은 국내시장 ‘넘버 2’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누적 매출액은 3조9000억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팔려 나간 91억 개를 일렬로 줄세우면 지구 43바퀴를 돌 수 있을 정도다. 40년간 판매 실적이 지속 성장하는 효자 품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은 242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약 3000억원 수준인 짜장라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심 실장은 “융합과 재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레시피가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짜파게티는 어떤 토핑이든 어우러지는 데다 술안주로도 걸맞다고 평가받는다. 실제 2010년대부터는 ‘짜파구리’ 레시피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했다.
면과 잘 섞이면서도 균일한 맛을 내는 가루 스프 제조에 도입된 ‘그래뉼 공법’은 당시로선 혁신으로 통했다. 1980년대 나온 ‘일요일엔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광고엔 아버지나 아이도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새 시대상이 반영됐다. 심 실장은 “짜파게티엔 한국인의 정서와 생활감이 묻어나있다”면서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었던 짜장면을 집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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