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후 본토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이 조만간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은 확전 방지를 위해 외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본토 공격을 좌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중동 사태가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은 피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제한적인 보복’에 그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서방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르면 15일 이란의 공격에 대한 신속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이란 본토에 대한 반격은 더 파괴적인 보복을 초래할 것”이라면서도 “전혀 대응하지 않거나 너무 약하게 대응하면 억지력이 약화돼 이란의 미래 공격에 취약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전시 내각을 구성하는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등과 만나 이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동에서는 상당수의 각료가 보복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대응의 시기와 강도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한 직후 해당 안건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란의 공격이 실패로 끝난 것을 언급하며 “당신은 이긴 것이다. 승리를 가져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공습을 99% 방어한 것을 ‘승리’로 여기고 추가 보복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공격한다면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며 이란에 대한 어떤 반격에도 미국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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