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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단일시장' 확대될까…'자본시장동맹'도 다시 부상

EU, 오늘부터 정상회의, '경쟁력 제고' 핵심 주제

미·중 위협 속 유럽 일자리 사라지고 저성장 도래

"경쟁력 확보하려면 금융·에너지 통합 시장 필요해"

녹색전환·방위 확보 위해 자금조달시장 통합도 커져

10년 전 논의됐던 '자본시장동맹' 완성 필요성 대두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유럽의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 정상회의를 연다. 특히 유럽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좀 더 강력한 ‘단일 시장(Single Market)’이 절실하다는 제언 아래 2015년 처음 제안됐다가 회원국 간의 이견으로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자본시장동맹(CMU·Capital Markets Union)’ 구축에 관한 문제 등이 다시 공론화될 전망이다.

EU 고위 당국자는 정상회의 하루 전인 16일 오후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상회의는 유럽의 경제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어 “지정학적 상황에 더해 높은 에너지 가격 및 사회적 비용 문제도 크고, 경쟁국들이 쏟아붓는 보조금 등의 이슈로 유럽 경제는 상당히 어려워졌다”며 이른바 ‘유럽 경쟁력 계획(European Competitiveness Deal)’ 수립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가 이번 회의의 핵심이 된 것은 유럽의 경쟁력이 저하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다.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의 이달 발표에 따르면 2월 기준 EU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감소했다. 또 유럽노동조합연망(ETUC)는 지난달 보고서를 내고 지난 4년간 유럽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약 100만 개가량 사라졌다고 경고했다. EU가 녹색산업 육성을 가속하려는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투자 유출, 중국산 과잉 의존에 따른 유럽 시장 잠식도 우려 대상이다.

특히 EU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단일시장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가 올 상반기 EU 의장국인 벨기에의 의뢰로 작성한 특별 보고서가 공개된다. 보고서는 EU가 금융, 에너지, 통신 시장을 통합하지 않으면 ‘경제 안보’를 잃고 미국과 중국에 더 뒤처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타 전 총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너무 작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통합하지 않는다면 쇠퇴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EU는 1993년 1월 회원 간 규제 장벽을 철폐하고 자본, 노동, 상품 및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단일 시장을 구축했다. 하지만 출범 당시 20%가 넘었던 EU의 경제적 비중은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3%에 불과할 정도로 줄었다. 레타 전 총리는 “지난 30년 동안은 가짜 커뮤니케이션이 있었을 뿐 단일 시장이 아니었다”며 “에너지, 금융, 통신을 위한 단일 시장을 통합하지 못하면 경제적 안보를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재선에 성공할 경우를 대비해 EU가 내부 시장의 힘을 더 과감히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단일 시장을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나토 본부 앞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외신들은 또 EU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공공 및 민간 자금 조달을 확대하기 위해 EU 내 자본 장벽을 허무는 ‘자본시장동맹(CMU)’ 구축 문제를 다시 공론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CMU는 국가 간 투자 장벽을 낮추고 중소기업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도록 27개 회원국의 자본시장을 통합하는 개념이다. 장클로드 융커 전 EU 집행위원장 재임 시절인 2015년 처음 제안된 CMU는 EU에 더 많은 권한을 넘겨줘야 한다는 회원국의 저항에 부딪쳐 논의가 중단돼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고 있는 유럽의 경쟁력 회복과 지출 증대에 따른 공공 자금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다시 논의할 필요가 대두됐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정상회의를 앞두고 27개국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EU 기업들은 자금조달 장벽에 직면해 있고 사업 확장 및 혁신을 위한 신규 자본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너무 오랫동안 지연된 자본시장동맹에 관한 진전을 이루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유럽 대륙의 방위 능력과 친환경 전환을 빠르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CMU를 완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중앙은행은 EU의 2040년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투자를 연 8000억 유로로 추정하고 있다. 또 나토 군사비 지출 목표인 GDP의 2%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매년 750억 유로가 더 필요하다. 유럽 통합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유럽의 분열된 금융시장을 통합할 경우 적어도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자금의 상당 수는 EU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에 따르면 현재 유럽은 연간 2500억 유로의 순금융유출이 발생하고 있는데 대부분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또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확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중동 정세에 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예정이다. EU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이란 양쪽을 포함한 모든 당사국에 자제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오후 긴급히 열린 외교장관회의 결과를 토대로 대(對)이란 추가 제재도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는 한편,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무기 체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회원국 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EU 당국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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