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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주당, 총선 포스터에 유명 일러스트 무단사용… “4년간 연락 못 받아”

'알파카파카'로 카카오톡 이모티콘에서 유행

사전투표 홍보하며 작가 이미지·문구 사용해

일부 지역구 후보, 이미지에 얼굴 합성하기도

"일반적인 저작권침해 이상의 불편함 느껴"

민주당의 사전투표 홍보 포스터에 K 작가의 이미지가 사용된 모습. 사진제공=작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유명 작가의 작업물을 무단으로 홍보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작가는 민주당이 이번 선거 뿐만 아니라 4년 전부터 해당 작가의 이미지를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사용했다고 밝혔다.

19일 ‘알파카파카’, ‘드릴 말이 없네’ 등의 유행어와 함께 그려진 동물 이미지로 유명한 웹툰 및 일러스트 작가 K 씨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국회의원 선거 기간에 제가 작업한 이미지들이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라며 “해당 이미지는 제가 ‘동물짤방시리즈’로 작업한 그림 이미지며, 제 작가명으로 출시된 이모티콘도 있는 작업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사전투표 홍보 포스터에 ‘사전투표하러 가게 타이거!’, ‘먼저 투표해서 죠습니다’, ‘먼주 투표해도 돼지(되지)’라는 문구와 함께 K 씨의 작업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미지에는 K 씨의 이름이 버젓이 붙어 있었다.

민주당의 사전투표 홍보 포스터에 K 작가의 이미지가 사용된 모습. 사진제공=작가


일부 지역구 후보들은 자신의 홍보 이미지에도 K 씨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충남 서산·태안에 출마해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에게 석패한 민주당 조한기 후보는 SNS 등에 자신에게 투표를 해달라며 ‘저는 죠(한기 뽑)습니다’는 문구와 함께 K 씨의 이미지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하기도 했다. 4년 전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K 씨의 작업물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른 지역구에서도 K 씨의 이미지가 사용된 정황이 발견됐다.

K 씨는 지난 4일 해당 포스터를 본 독자의 제보로 자신의 이미지가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K 씨는 민주당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작업해온 작업물 이미지가 임의로 수정편집돼 후보 얼굴을 붙여지거나 이름에 홍보되는 식으로 이용됐다”라며 “그러나 민주당 측에서 일체 연락도 없었다는 점에 일반적인 저작권침해 이상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작한 이미지들이 정치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며 “과거 선거송이 무단으로 사용돼 문제가 된 사례가 있었던 것처럼, 작가의 작업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 인식이 개선될 필요성을 여실히 느낀다"고 덧붙였다.

K 씨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를 했지만, 선관위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선관위는 “신고한 인쇄물의 경우 우리 위원회에서 제작 및 게시한 인쇄물이 아니다”라며 “저작권법 등을 위반한 행위 등은 선관위의 소관사항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K 씨는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 당시 해당 이미지들이 오픈 소스로 풀려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추후 이번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K 씨는 “작업물을 SNS에 게시한 적은 있지만, 무단으로 오픈소스로 사용하거나 직접 변형해서 정치적 의도로 사용해도 된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현행법상 저작권법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남의 이미지를 함부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재산적 목적 외에 정치적인 고도의 목적으로 사용됐다면 형사 및 민사상 문제가 있다”라며 “선거는 정당의 지지 여부를 차치하고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더욱 엄히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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