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연례 인공지능(AI) 보고서에 국내 연구 성과가 축소 반영됐다는 논란과 관련해 한국의 성과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논란 재발을 막기 위해 내년 지표를 발표하기 전 한국 정부와 공조하겠다고도 덧붙였다.
30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HAI는 22일(현지 시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지난해 국내에서 이뤄진 AI 연구를 검토한 뒤 필요한 경우 이를 ‘AI인덱스 2023’ 지표에 수주 안에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AI인덱스란 HAI가 매년 작성하는 보고서다. 관련 기술의 개발 동향, 사회적 영향, 윤리적 과제 등 다각적 분석을 담고 있다.
올해 AI인덱스의 경우 국내 연구계의 성과가 부실하게 반영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었다. 한국이 지난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하나도 개발하지 않았다는 대목이 불씨가 됐다. 지난해 모델을 내놓은 네이버·LG·삼성전자 등 국내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HAI가 이례적으로 재검토 의사를 표한 것은 과기정통부가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을 통해 국내 연구계의 우려를 전달하면서다. HAI는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연구 성과를 재검토하고 나아가 올해 성과를 담은 다음 인덱스를 발표하기 전에 앞서 한국 정부와 공동 검증을 하겠다는 입장도 냈다. 성과가 반영되면 한국이 4개 모델을 개발한 아랍에미리트연합을 제치고 4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국 연구 성과를 북한으로 표기한 데 대해 사과를 표하는 등 모델 개발 현황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며 “다만 모델은 공개된 경우에만 한정해 삼성의 가우스 등 일부 모델은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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