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끝나고 사흘 뒤가 시험이라 귀국 비행기 안에서 공부해야 해요.”
대회를 앞둔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는 딱딱하기 마련이다. 성적을 내야 하는 선수들이 긴장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2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에서 진행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더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50만 달러)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최근 골프계가 주목하는 한국계 고교생 아마추어 크리스 김(17·잉글랜드)의 ‘귀여운 답변’으로 경직됐던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영국에서 나고 자란 2007년생 크리스 김은 프로 골퍼였던 어머니 서지현 씨의 영향을 받아 다섯 살이 되던 해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이후 8세 때 골프 선수로서의 재능을 발견해 전문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 그는 “제 유일한 스윙 코치이신데 항상 잘 해주셨고 어머니가 없었다면 이만큼 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보통 오전 8시부터 오후 3~4시까지 수업이 있다. 골프는 주말이나 학교 가지 않는 날에 주로 하는데 주말에는 8시간 정도 코스에서 지낸다”는 설명이다.
2021년 영국 주니어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낸 크리스 김은 지난해 R&A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과 맥그리거 트로피 등 권위 있는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2023년 9월에는 미국과 유럽의 주니어 남자골프 대항전인 주니어 라이더컵에 출전해 승점 3.5점을 따내는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크리스 김은 자신의 후원사이자 이번 대회 타이틀 스폰서인 CJ의 초청으로 생애 첫 PGA 투어에 참가한다.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PGA 투어 무대에 어린 나이에 서게 돼 떨릴 법 하지만 별것 아니라는 듯 담담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제 경기에 집중하고 어떻게 경기가 흘러가는지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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