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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딸 출산’ 레즈비언 부부 “서로를 가족이라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

지난해 8월 딸 출산…2019년 뉴욕서 정식 부부

김세연(왼쪽) 씨, 김규진 씨, 딸 라니(태명). 사진=코스모폴리탄 캡처




“이 사회의 모두가, 모든 가정이 다 똑같은 모습이라면 이렇게 재밌진 않을 거예요. 다들, 함께, 지금까지처럼 즐겁게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국내에서 동성 커플로는 처음으로 딸을 출산해 화제를 모은 김규진(32) 씨·김세연(35) 씨 부부가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두 사람은 2019년 뉴욕에서 정식 부부가 되고 지난해 8월 딸 출산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코스모폴리탄은 김규진·김세연 가족의 인터뷰를 온라인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들의 딸 라니(태명)는 안전 문제로 공개되지 않았다.

먼저 세연 씨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서로 사랑하고, 내가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가족이다. 거창할 거 없다”고 답했다.

규진 씨는 “민법상 가족 범위는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는 물론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까지다. 그런데 재밌는 건 후자의 경우 ‘생계를 같이 할 경우에만’이라는 단서 조항이 있다. 함께 지내는 게 가족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혈연만이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고, 와이프(김세연 씨)가 말한 것처럼 서로를 가족이라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성 소수자 부부로서 어떻게 출산할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규진 씨는 “원래 저도 와이프도 아이 생각이 없었다. 와이프는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저는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었다”고 고백하며 “(그러던 중) 마침 제가 프랑스로 파견을 갔다. 정자 기증 센터와 접근성이 좋아지니 (아이를 갖는 걸) 시작하기 용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 본사에 출근한 첫날, 이성애자 여성인 상사와 점심을 먹다가 ‘가족들은 어디에 있어?’라기에 ‘아내는 한국에 있어'라고 했다. 그런데 ‘그래? 애는 가질 거지?’라고 말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사진=김규진 씨 인스타그램 캡처


이들 부부는 성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던지는 악플에 대해서도 말했다. 규진 씨는 “저희를 실제로 만나면 절대 그런 말을 못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맘카페뿐 아니라 모교 커뮤니티에도 (악플이) 올라오고, 와이프가 의사인 걸 밝혔는데 의사 커뮤니티에도 올라온다”며 “한 번은 맘카페의 악성 게시글에 ‘저도 엄마여서 여기에 있는데요’라고 댓글을 달았더니 너무 죄송하다며 지우더라”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향후 아이에게 어떻게 젠더 교육을 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규진 씨는 “라니의 성장 환경은 이미 너무 퀴어하다”며 “어떻게 자라든 전형적이진 않을 거다. 벨기에 클리닉에서 그런 질문을 받았다. (아이가) 주변에 매일 보는 남성이 없을 텐데 그런 점은 어떻게 대응할 거냐고. 그래서 ‘저는 게이 친구들이 많다, 멋진 게이 삼촌들이랑 놀면 되지 않냐’고 했는데 상담사분은 필터링으로 걸러진 사람들만 보는 게 아니라 남성의 장점과 단점, 여러 면을 다 보여줘야 아이가 다양한 성(性)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실은 훨씬 다양하다. 그 점을 계속 염두에 두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에서 양육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냐는 질문에 세연 씨는 “건강하고 행복하고 열정 넘치는 아이가 되면 좋겠다”고 답했다. 규진 씨는 “동료시민으로서 비겁한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두 사람은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자신을 긍정하며 살아갈 수 있길 바랐다. 규진 씨는 “이 사회의 모두가, 모든 가정이 다 똑같은 모습이라면 이렇게 재밌진 않을 것”이라며 “다들 함께, 지금까지처럼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진=김규진 씨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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