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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도 울린 '노후자금 투자사기'

◆ 60대 이상 '사이버 사기' 피해 4년새 4배

디지털환경 미숙·금융지식 부족

비대면 투자 늘면서 먹잇감 전락







경남의 한 농촌 지역에 사는 80대 강 모 씨는 요즘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지난달 시골집까지 직접 찾아와 자신을 금융투자 회사 직원이라고 소개한 A 씨의 감언이설에 현혹돼 4000만 원을 덜컥 맡겼으나 이후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다. 치매 초기인 강 씨는 투자 상품은 물론 계약 전후 사정마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자식들이 부랴부랴 경찰에 신고했으나 아직도 A 씨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가운데 노년층을 상대로 한 사기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 60대 이상의 피해자는 주로 노후자금이 사기범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특히 최근에는 투자와 쇼핑 등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이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금융과 디지털 지식이 부족한 노년층이 사이버 사기 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경찰청의 ‘2023년 사기 범죄 피해자 연령별 분포’를 보면 전체 33만 371건 가운데 60대 이상이 4만 4470건으로 13.5%를 차지했다. 2019년의 3만 4362건(11.3%)과 비교하면 피해가 가파르게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사이버 사기 피해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60대 이상 사이버 사기 피해자는 1만 1435명으로 2019년(2796명) 대비 4년 만에 308%나 급증했다. 전체 사이버 사기 피해자 비율에서도 60대 이상 피해자는 같은 기간 1.78%에서 5.63%로 껑충 뛰었다.

반대로 사이버 사기의 주요 피해자 연령층이던 10대와 20대·30대는 비율이 줄어들었다. 2019년 10대·20대·30대 피해자 비율은 전체의 12.20%, 37.14%, 26.97%였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7.43%, 31.62%, 24.68%로 감소했다. 고령화 사회와 함께 정보기술(IT)의 빠른 확산으로 결국 노년층이 사이버 사기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디지털 접근성의 개선과 사이버 사기 범죄 교육의 간극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신종 사기 사건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홍푸른 디센트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고물가 시대 속에서 노년층이 은퇴자금을 투자해 노후를 대비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쉽게 유혹에 넘어가고 있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오프라인 창구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 사이버 기반 투자 방식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사회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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