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A 씨는 6월 베트남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가깝고 비용 부담 없는 휴가지를 찾다가 푸꾸옥이나 나트랑을 가려고 준비 중이다. A 씨는 “동남아가 여름에 한국보다 더 더워서 걱정이기는 하지만 호텔에서 물놀이만 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때 이른 초여름 날씨가 찾아오면서 벌써부터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일찌감치 휴가 계획을 짠 ‘얼리버드족’들은 휴가지로 동남아 국가를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항공 노선이 늘면서 유럽이나 중국으로 떠나려는 수요도 엿보인다. 여행사들은 이 같은 여행객을 겨냥해 풀빌라·전세기 등을 갖춘 기획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이달 초까지 예약된 올여름 해외여행 지역을 분석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동남아가 꼽혔다. 하나투어의 경우 동남아 예약 비중이 36%, 모두투어는 35%로 두 여행사 모두 비슷한 비중으로 동남아가 1위였다. 동남아 다음으로 중국, 유럽 순이었다.
동남아는 여름철 한국 여행객의 대표적인 인기 휴가지로 꼽혀왔다. 가족 단위 여행객을 중심으로 베트남·필리핀·태국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수요가 꾸준히 높다. 이들 국가는 비행 시간이 5~6시간으로 짧은 데다가 바다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올해 여름휴가지로 부상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저비용항공사(LCC) 등이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인천~장자제·난징·항저우·톈진 노선 등을 운항하기 시작했다. 중국으로 하늘길이 대폭 열리면서 여행사들이 상품을 만들어 모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실제로 교원투어는 지난해 여름 여행지 선호도에서 중국이 6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이달 초 예약 기준 4위로 올라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장년층 고객들 사이에서 장자제·백두산·태항산이나 도시 여행지인 청두·상하이 수요가 많다”며 “중국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을 다양하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유럽 지역도 마찬가지로 항공 노선이 회복되면서 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 노랑풍선의 8월까지 해외 패키지 중 가장 많이 예약된 여행지는 유럽이었다. 장거리 항공 노선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 늘어나면서 고물가에도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는 수요가 여전히 높은 것이다. 노랑풍선 측은 “올해 8월까지 해외 패키지 여행을 예약한 고객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 증가했다”며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올여름 오슬로·바르셀로나·그리스·베니스 등 전세기 상품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역대급 엔저 현상이 계속되면서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객들도 상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행사들은 일본 여행의 경우 출발일에 임박하게 예약하는 경우가 많아 본격적으로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시기에 일본 여행 예약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투어의 경우 여름철 인기 여행지인 일본 북해도로 떠나는 항공 좌석 보유석이 벌써 80%가량 예약이 찼다. 후쿠오카·오사카의 예약률 역시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시즈오카·요나고·시코쿠·아오모리 등 일본의 소도시를 찾는 여행객들도 늘고 있다.
이에 여행사들 또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할인 혜택 등을 강화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17일까지 몽골 기획전을 진행하는 데 이어 다낭·나트랑·세부·보홀 등 가족여행지 베스트8 기획전을 실시할 예정이다. 노랑풍선은 호텔 조식, 공항 셔틀버스, 마사지가 포함된 푸꾸옥 풀빌라 상품, 일본 하우스텐보스에서 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즐기는 상품 등을 기획해 판매 중이다. 교원투어는 티웨이항공의 인천~자그레브 노선을 이용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유럽 여행 모객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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